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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 “BTS 효과” 하이브, SM·YG 밀어내고 연예계 최초 대기업 달성 눈앞

“BTS 효과” 하이브, SM·YG 밀어내고 연예계 최초 대기업 달성 눈앞

이효경 기자 조회수  

I 공정위 대기업 지정 자본총액 5조 원 이상

I 하이브 2023 총자본 5조 3,457억 원 달성

I ‘멀티 레이블 체제’로 제약 없는 활동이 매출 견인

[TV리포트=이효경 기자] 방탄소년단(BTS)을 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키워낸 하이브(HYBE)가 자산 규모 5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 편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상장하며 가요 기획사 상장기업 후발주자로 나선 하이브는 몇 년 새 공격적으로 국내외 레이블을 인수에 나서면서 사업 다각화의 성과를 이뤘고, 단숨에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 그런 하이브의 행보에 엔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기업이 따로 없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저 엔터 계에서 우스갯소리로 하던 말이 실제로 ‘대기업 진입 가능성’이란 현실로 다가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규정하는 ‘공정 자산’은 대기업집단 일반 계열사의 자산 총액과 금융 계열사의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며, 이 금액이 5조 원을 넘긴 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하이브의 자산은 2021년 기준 4조 7,289억 원에서 1년 뒤 약 1,000억 원 증가해 2022년 4조 8,704억 원에 이어 지난해(2023년) 5조 3,457억 원으로 하이브가 설립된 이후 처음 5조 원이 넘는 막대한 재원을 달성했다. 공정위가 하이브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게 된다면 방시혁 의장은 지분 31.57%를 보유하여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엔터 관계자는 “과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주먹구구식 기업 운영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연예계에서 처음으로 대기업 지정 가능성이 발생한 사실 자체가 고무적”이라면서 “대형 기획사를 필두로 K-POP 산업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돼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사업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플랫폼 개발, 게임 등의 다양한 사업군까지 내재화한 상황으로 단순히 연예기획사의 영역으로만 규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기업 지정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에서도 “하이브는 더 이상 K-POP 산업만 겨냥하는 지리적으로 제한된 회사라고 볼 수 없다”면서 글로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임을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선 가장자리 산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본업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지만, 곧장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해 내실을 키우는 데 집중해 나갔다.

상장 전 인수했던 세븐틴 소속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르세라핌 소속 쏘스뮤직, 블락비 지코가 설립한 KOZ엔터테인먼트에 추가로 CJ ENM과의 합작 회사로 시작한 엔하이픈, 아일릿 소속 빌리프랩을 완전히 인수했고, f(x), 샤이니 등을 키운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민희진을 영입해 새 레이블 뉴진스 소속 어도어(ADOR)도 설립해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각 레이블에서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행사하며 운영되도록 하는 ‘멀티 레이블 체제’는 하이브의 전략 가운데 핵심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다른 소속사와 달리 ‘한솥밥’이란 개념 없이 레이블별로 준비된 아티스트들이 제약 없이 각각 활동에 나설 수 있었다. 컴백 시기 ‘같은 소속사 그룹 눈치 보기’에서 해방되면서 아티스트 활동 주기가 짧아졌고, 결과적으로는 공백없이 모든 라인업을 가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또한 하이브는 프로듀싱 측면에서도 독립성을 유지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공개된 사실에 따르면 빅히트뮤직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쏘스뮤직 르세라핌, 빌리프랩 엔하이픈·아일릿 등의 음악에 관여하며,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뉴진스에만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디스의 세븐틴, 황민현, TWS 등은 한성수 마스터 프로페셔널이 총괄하고, KOZ엔터테인먼트는 지코가 자신의 색을 유지하며 끌어 나간다.

일각에서는 각개전투의 방식으로 레이블을 통합하는 시너지는 미미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브랜드 공연으로 홍보했던 ‘하이브 레이블즈 콘서트’는 일부 팀들이 참여하지 않고 ‘한솥밥’으로 단합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겉모양을 페스티벌 형식의 ‘위버스콘’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기업 측면에서 봤을 때 눈부신 성과를 내는 분야는 단연 ‘멀티 레이블 체제’를 꼽는다. 하이브는 지난해(2023년) 달성한 매출은 2조 1,78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레이블별로 달성한 매출액은 지난해 빅히트뮤직 5,523억 원, 플레디스 3,271억 원, 어도어 1,102억 원, 빌리프랩 912억 원, 쏘스뮤직 611억 원, KOZ엔터 194억 원으로 각 레이블마다 웬만한 중소기업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순서대로 각각 1,775억 원, 769억 원, 335억 원, 131억 원, 119억 원, 90억 원으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전 레이블이 가동되면서 하이브 내 최고 IP를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의 빈자리까지 메꾸고 있다.

세븐틴은 지난해 1,593만 장의 앨범을 팔아 국내 아티스트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달성하고, TXT가 650만 장으로 전체 가운데 3위, 바로 이어 뉴진스가 426만 장으로 4위, 엔하이픈이 388만 장으로 6위, 르세라핌이 195만 장으로 16위를 기록해 국내 아티스트 앨범판매량 전체 20위 안에 6개의 하이브 아이돌이 포함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이브의 1분기 실적과 관련해서 컴백한 팀이 르세라핌 한 팀뿐이며, 신인이 두 팀(TWS, 아일릿)이나 데뷔하면서 그에 투입됐을 막대한 비용을 고려해 전년 4분기에 비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한다. 그러나 2분기부터 핵심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돼 높은 기대감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컴백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시작으로 세븐틴, 엔하이픈, 뉴진스 등 컴백을 앞두고 있고 한국 및 해외 다수의 공연도 예정돼 있어 매출을 기대해 볼만 하다.

그간 하이브를 포함해 엔터사들은 그룹 소속 가수와의 재계약 불발, 군 입대 등으로 실적 불확실성에 휩싸이는 등 우려의 시선이 잇따랐지만, 신인그룹 데뷔 등의 호재로 주가 변동성이 회복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현재 연예기획사들의 주가가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고 평가하면서 반등하고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하이브 제공, 한국경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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