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I 세 아들 표적 공습 사망
I “이스라엘 보복하겠다”
[TV리포트=한하율 기자]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세 아들과 네 손주가 10일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동시에 사망한 이유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알려져 휴전에 들어갔던 전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된다.
심지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완강히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 군사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휴전에 유화적인 하니야의 가족까지 대거 숨진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지난 10일 이스라엘 군은 “공군이 가자지구 중부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하니예의 세 아들 아미르, 하젬, 무함마드가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 아들과 함께 있던 손자 3명과 손녀 1명 역시 함께 숨졌다.
SNS에는 이들이 같이 탔던 차가 공습으로 처참하게 일그러진 사진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군 당국 측은 이번 공습을 두고 “하니야의 세 아들은 모두 하마스 조직원이며 테러 활동을 수행 중이었다”고 밝히며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에 머무는 하니예는 세 아들의 사망을 확인한 후 “신(神)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하며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이들에게 순교의 영예를 주신 신께 감사드린다”고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완벽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됐는데 그가 “내 자식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휴전 협상의 요구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망상”이라며 “내 아들의 피는 우리 국민의 피보다 소중하지 않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어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 기존에 내건 휴전 협상의 조건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영방송 칸은 “이번 공습이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최고위층의 사전 승인 없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속출하고 있다.
인질 협상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이스라엘 측이 민감한 시기에 군 남부 사령부에서 자체적으로 공격을 승인해 전쟁 내각에서 논의되지 않은 공습이었다는 추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하니예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60여 명의 친인척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란의 에브라힘 하이시 대통령과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애도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현재 6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맞교환하는 협상 조건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블름버그 통신은 이번 공습으로 인해 미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정부 기관과 군사시설에 대리인을 이용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는 하마스의 세 아들 살해뿐만 아니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만일의 경우 이스라엘이 자국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이란과 직접적인 충돌을 할 경우 중동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격랑에 빠질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 역시 분주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계자의 말을 이용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곧 이뤄질 예정이며, 공격에는 ‘고정밀 미사일’이 동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보복 공격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측되며, 민간 표적이 아닌 군사 시설이나 정부 시설을 겨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국방부 측은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보복에 나선다면 똑같이 대응하겠다고 밝혀서 충격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미국 국방성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따라 높은 수준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국방부 갈란트 장관은 “우리는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이 직접 우리를 공격하면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런 탓에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 중부군사령관인 마이클 쿠릴라는 현지 시각으로 1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의 공격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국무장관인 토니 블링컨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유럽의 카운터파트들에게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을 포기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국제 정세 바로잡기에 나섰다.
한편,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의 주요 인사들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에는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그리고 다른 6명의 혁명수비대 장성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으나 이스라엘은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미국은 이란과의 긴장 관계를 피하고자 이번 공격을 사전에 몰랐다고 부인했다. 이란 측은 현재 공격 주체가 이스라엘임을 기정사실로 하여 보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로이커, 뉴스 1, 연합뉴스 유튜브,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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