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랑하는 ‘이 무기’, 한국에는 1950년도부터 있었다

I 30년 경과 기밀 해제 문서 공개

I 매년 3월 말~ 4월 초 일반에 발표

I 1950년대 말 한국에 ‘핵무기’ 도착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외교부는 ’30년 경과 기밀 해제 외교문서’를 29일 공개에 나섰다. 해당 문서는 2,306권, 37만 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외교부는 매년 3월 말~4월 초 30년이 경과한 기밀 외교문서를 일반에 공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에 기밀 해제된 문서들은 대부분 1993년에 제작된 것으로 발견됐다.

문서에 따르면 1993년 1948~1959년 당시 제작된 기밀 외교문서 공개를 앞두고 정부가 심사숙고한 정황이 확인된다. 1993년 10월 당시 외무부는 국방부 장관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해 한국군 병력 감축 및 재편성을 논의하고, 미 공군 핵무기 배치 등에 대한 과거 외교문서를 일반에 공개해도 될지 의견에 답변을 요청했다.

김정렬 당시 1950년대 국방부 장관은 1958년 1월 28일 이승만 대통령에 “각하께서도 인지하고 계시겠지만, 1958년 1월 22일부터 280㎜ 크기의 원자포가 한국에 반입됐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또 같은 해 4월 제작된 문서에서는 김 장관이 “발사대 6기와 핵탄두 60발을 장착한 미 공군 중거리유도탄부대 중 하나가 오산공군기지(K-55)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미대사관은 ‘핵탄두’가 포함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한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미대사는 1993년 10월 18일 외무부 장관에 부친 서한에서 “한국군 병력감축과 재편성 관련 제반문서들은 1958년 초 이후 주한미군에 핵무기 배치 사실을 명시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바, 이의 공개는 한미 양국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한반도 핵무기 배치 관련 NCND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다”며 “또한 북측이 이를 한반도 내 핵 문제 야기의 책임 소재로 사용해 선전자료 내지 주한미군 기지 사찰 주장의 근거로 내세울 개연성이 매우 크게 예측되므로, 최소한 북한 핵 문제 해결 시까지는 관련 문서 일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의 내용을 담았다.

당시 국방부 또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11월 13일 서한의 내용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북한 핵 문제가 최대 안보 숙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50년대 말부터 주한미군에 이미 핵무기가 배치됐다’는 사실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은 남북회담이나 미북 핵 협상 과정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예상외로 막대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국방부는 또 “당시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1957년 국방장관의 서한에 의거하여 ‘대한민국에 의한 무력 통일’ 즉 ‘북침통일’의 가정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동 문서가 공개될 경우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대내외적 신뢰성에 물음표가 제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게 남북대화 중단과 모험적인 군사 도발 등의 구실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3년은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유발된 1차 북핵 위기가 있던 시기로 당시의 극심한 고민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당시 과거 핵무기 배치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게 만들어 북핵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을 강하게 우려한 정부가 외교문서 공개를 망설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과의 문제는 여전히 국제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위원회가 관리및 운영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무산시키도록 방해하고 대북 제재를 약화시켰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날 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북한과 결속하여 ‘타락한 거래’를 이어가고 진전시키기 위해 오늘의 행동(패널 무산)을 통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약화시켰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의 불법적으로 개발한 대량살상무기(WMD) 제작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를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완벽히 예측할 수 있으며, 북한과 결탁했다는 대북제재위 패널 보고 내용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과의 활발한 무기 거래에서 자기 몫(북한을 도우려는)을 어떤 방식으로 이행하려는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늘 그 방식 중 하나를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