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앞두고 여·야당이 ‘가상자산’ 표심 잡기위한 방법

I 국힘, 코인 과세 한 번 더 유예할 것

I 민주당, ETF거래 활성화 시키겠다

I 코인업계 ‘표심 공략’ 회의적 태도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여·야당이 ‘코인(가상자산) 공약’을 잇달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코인 투자 소득과 관련한 과세 시기를 늦추는 방면으로 초점을 맞췄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지난 대선 때 우후죽순 쏟아졌던 코인 공약처럼 결국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너무 많이 내놓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당장 처리할 수 없는 입장을 보이는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4월 총선에서 코인이 가장 중요한 정책 의제로 급부상 행진을 보였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발표를 한 데 이어, 가파르게 상승한 비트코인 가격이 대중에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두 당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5월에는 SEC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또한 현물 ETF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 대중과 투자지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에도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에 힘입어 코인 공약이 쏟아진 바 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공약 중 핵심으로 꼽는 건 코인 과세 유예다. 오는 202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코인 과세에 대한 반발을 인지하고 한 번 더 연기하겠다는 것이다. 코인 과세는 국민 청원까지 올라갈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있어 중대한 사항이다. 국힘의 이러한 공약이 코인 투자자의 속상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의 힘은 코인 과세 유예를 위해 제22대 국회에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2단계를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코인 과세와 관련한 선결 조건인 최소한의 ‘시스템’부터 마련하고 안정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오는 7월부터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무분별한 가상자산사업자 투자의 규제에 초점을 맞춘 1단계 입법이다. 2단계 법안의 내용엔 코인 발행 및 가능 업권 등에 대한 실질적 규제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국힘은 건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코인 전담위원회 설치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거래소 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거래소 표준 공시제도 추진의 중요성과 고위공직자 이익과 손해 충돌 방지를 위한 코인 백지신탁 도입 및 코인 발행의 단계적, 조건부 허용 등을 추가로 제시했다.

민주당 공약의 핵심으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상장·거래 허용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또 코인 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시킨 후 비과세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매매 수익은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하여 과세하기 때문에 다른 금융투자 상품들과의 손익 통산 및 손실 이월공제를 적용할 방침을 계획 중이다.

더하여 민주당에선 코인 매매 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 관련한 확대안도 추진 할 예정이다. 현행 25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금액을 늘리고 손익 통산 및 손실 이월공제를 5년 동안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 회기 중 국회의원의 가상 자산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할 것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 2023년도 ‘김남국 코인 이상 거래 의혹’ 사태를 의식한 결정으로 분석했다.

이외에 가상자산업권법 제정, 통합감시시스템 설치 및 개별 거래소 거래장부 통합 및 증권형 토큰 법제화 추진을 진행할 것을 공개했다. 또한 블루리스트(공적기관 심사를 통과한 가상자산 발행 조건부 허용) 제도 도입 등도 검토할 것을 전달했다.

여야 공약이 헛된 희망만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가상자산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대선주자들 또한 너나 할 것 없이 가상자산 공약을 내놓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제대로 시행된 건 별로 없는 상황이다. 단적으로 보자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내세웠던 가상화폐 공약 중 시행된 건 가상자산기본법 1단계가 유일하다. 당시 그는 투자수익 비과세 한도 5,000만 원 조정, 거래소공개(IEO) 도입 후 가상자산공개(ICO) 허용할 것 등을 코인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또한 코인 업계에서는 주무 부처인 금융당국과 깊이있는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 또한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인 규제 완화에 오랜 시간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한 코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치권이 표심을 잡겠다고 듣기 좋은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지만 업계에선 회의적”이라며 “김남국 의원 사태 당시에도 법안 발의의 주체인 국회에서조차 코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코인을 ETF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기 위해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은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상의 없이 코인 투자자 표심만 노리며 ‘공약 던지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김형중 석좌 교수는 “현재 코인 공약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일단 외치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라면서 “코인이 투자수단으로서 긍정적인 사고로 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느냐가 우선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