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와” 대한약사회가 국힘 당사 직접 찾아간 이유

I 국힘, 선거공약에 ‘약 배송’ 허용 포함

I 약사회 일제히 분개하여 당사 방문 후 회의

I 국힘 대변인 “이른 시일 내로 회답하겠다”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약사 사회가 끓어오르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이 발표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중앙 정책공약집’ 정책집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강화하겠다며 ‘약 배송 허용’도 포함했기 때문이다.

국힘은 정책공약집을 통해 “조금 더 발전한 의료 접근성 및 편의성을 이뤄내기 위해 정보기술과 의료를 접목할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라며 “또한 의료 이용에 제약이 있는 국민들의 불편도 해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 국회의원 총선 공약으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서서 추진할 것”이라며 “거동 불편 노인 및 만성질환 환자의 건강 상태 관리와 의료 취약지 주민들의 의료접근성 제약에 따라오는 의료 이용 격차 해소를 달성해 모든 국민의 건강증진 및 의료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눈여겨 볼 점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더불어 ‘약 배송’을 추진하겠다는 안건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결과를 근거하여 제도화 설립을 진행해, 각 질환 범위와 진료 취약 지역 및 범위, 그리고 ‘약 배송’ 등 의료환경과 관련한 국민 불편 사항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국의 각 시도지부 약사회는 강하게 반발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간 약사 사회는 ‘복약지도 부재, 약품 오남용, 의약품 상태 변질, 분실 우려, 개인간 불법 유통’ 등을 이유로 들며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방침에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경기도약사회는 제1차 분회장회의를 열고 31개 시군 분회장 명의로 된 성명서를 채택해 “약 배달을 허용할 경우 복약지도 단계에서 처방 검토를 통한 오류 및 상호금기 등을 걸러낼 방책이 없으며 전달 과정에서 의약품의 변질, 훼손, 지연 우려와 함께 약품 부작용이나 사고 발생 시 그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사회적 혼란의 불씨가 될 것이 명백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약사회도 지난 25일 성명서를 밝히며 “여당인 국민의힘이 제22대 총선을 위해 제시한 비대면 진료를 통한 약 배달 허용 공약에 깊은 근심과 강력한 반대를 보낸다”라며 “약사의 전문성이 환우에 닿지 못할 것이고 이는 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을 증가시켜 결국은 국민 건강에 참담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임을 주의한다”라고 전했다.

김대원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탈모나 여드름 치료제의 대부분은 인체 내 호르몬 교란을 발생시키며 발기부전, 우울증, 자살 충동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급성이 없고 위험성이 높은 약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해 쉽게 처방하고 구입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천광역시약사회, 부산광역시약사회, 경상남도약사회 등을 포함해 전국 각 시도지부 약사회에서 정부 여당인 국민의힘 공약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쏟아졌다.

성명뿐만 아니라 대한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직접 방문해 강한 유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정책 발표 이전에 국힘 정책위의장과 만남을 가지며 약 배송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약 배송’ 공약을 신중하게 다루겠다.”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벌어져 매우 섭섭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약사회 비대위 최종석 홍보위원장(현 경상남도약사회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약 배송에 대한 위험성의 목소리를 강조했지만 약 배송 공약이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올라간 것에 대해 전국 8만여 명 약사들이 격하게 끓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약 배송 공약을 즉각적으로 조치 및 삭제를 요청하며 4.10 총선 정책과 상관하여 좀 더 약사들에 대한 관심을 써줄 것을 당부한다”라고 덧붙였다.

약사들의 반발에 국민의힘 국민 소통센터 한 관계자는 “약사 사회의 우려와 분개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했다”라며 “당내에 ‘약 배송’ 관련 내용을 곧바로 전달해 이른 시일 내에 회답하겠다”라고 공표했다. 항의 방문이 끝난 뒤 최광훈 회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국민의힘에서도 약사사회의 불안이 높고 불만의 목소리가 많은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총선 전에 약 배송은 반드시 해결할 것이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적극적인 설득을 이어가 더 이상 배송이라는 말 자체가 정책에 거론되지 않도록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한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의 국민의힘 중앙당사 방문에는 최광훈 회장, 박정래 비대위원장, 조상일 비대위원장, 최종적 비대위 홍보위원장이 참가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 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