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결국 합심해서 ‘북한 불법무기 개발’ 제재 나섰다는데…

I 美 해외자산통제국

I 북한 국적 은행 대리인 제재

I 불법 무기 프로그램 자금 막아

[TV리포트=한하율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정보기술(IT) 인력의 외화벌이에 연루된 업체 2곳과 정보기술 인력 수입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개인 4명 등을 제대 대상에 올려 독자 제재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으로 알려진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에 나선 것이다.

28일 외교부가 밝힌 보도자료에 따르면 “북한 정보기술 인력의 해외 외화벌이 활동에 관여하거나 불법 자금을 조달한 기관 2개와 개인 4명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전해졌다.

우선 제재 대상에 오른 업체는 러시아에 있는 앨리스(Alice LLC)와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파이어니어 벤컨트 스타 리얼 에스테이트 (Pioneer Bencont Star Real Estate) 등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은 북한 국방성 산하 조직으로 IT 회사인 진영 정보기술 개발 협조회사와 연계해 활동한 것으로 IT 인력의 해외 파견과 활동에 관여해 제재 대상에 올랐다. 국방성의 산하 조직인 진영 정보기술 개발 협조회사는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이기도 하며 지난해 이 조직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상만을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외교부는 제재 대상으로 오른 개인 4명이 한철만 주선양 동성 금강 은행 대표와 오인준 주 블라디보스토크 조선 대성은행 대표, 유부웅 주선양 압록강 개발은행 대표, 정성호 주 블라디보스토크 진명합영은행 대표 등으로 밝혔다.

여기서 압록강 개발은행의 유부웅 중국 선양 대표는 새로이 제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부웅 중국 선양 대표에 대해 ”한미가 공동 추적해 온 북한의 자금 관리책이다. 북한 IT 인력의 수입을 대량으로 자금 세탁을 진행하고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민감 물자를 조달하는 등 군수공업부, 로케트공업부 등에 조력한 것으로 밝혀졌다“고전했다.

나머지 3명은 불법 금융 활동으로 북한의 외화벌이를 도운 것으로 보인다.

한미 공동 재제는 오는 28일까지 미 워싱턴 DC에서 진행되는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제6차 한미 실무그룹 회의를 계기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민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관·개인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 관련 법에 따른 처벌 받는다.

한국과 미국의 공동제재로 인해 북한 IT 외화벌이 관련 기관과 조력자들을 포괄적으로 제재한다는 점에서 활동 전반을 제약하는 효과와 국제사회에 이들과의 거래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재무부는 한국이 제재한 4명을 포함해 전연근 진영 정보기술 개발 협조회사 주라오스 대표, 중국을 기반으로 불법 금융 활동을 한 리동혁 등을 포함해 총 6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이 미국에 오를 경우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되는 제한을 받는다. 이번 제재는 한국과 미국 양국이 세계 최초로 제재 대상을 지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재무부의 테러·국제금융 담당 브라이언 넬슨 차관은 “한국과 미국의 공동 행동은 불법 활동을 위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방해하려는 우리의 공약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하며 “미국은 한국의 파트너들과 함께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고 북한이 불법 무기 프로그램용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사이버 분야 대북 독자 제재를 발표한 건 지난해 2월에도 있었다.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북한 IT 인력 송출 기관과 양성기관, 해킹조직, 자금 세탁업자들을 제재 대상으로 선정했다.

특히 해킹 조직의 경우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식별정보로 등재해 엄중히 관리 중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이들과 허가 없이 거래할 경우 외국환거래법과 공증 등 협박 목적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위한 자금조달 행위 금지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기에 금융거래에주의가 필요하다.

한·미 양국이 앞으로도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외교부, 국가보훈처,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