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방문에 26년 만에 잔디 싹 다 갈아엎은 축구협회 어디냐면요

I 태국 축구협회

I 토트넘 방문 경기 중단

I “손흥민 다시 안 찾을까”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구 스타로 알려진 손흥민의 영향력이 태국까지 퍼진 것으로 알려져서 화제이다. 월드클래스를 자랑하는 손흥민이 태국 축구장의 잔디까지 전면 교체하게 만든 것이다.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이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홈팀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경기를 진행했다.

이 예선의 3차전은 서울에서 이루어졌으며 1대 1로 비긴 한국이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노리고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OSEN은 대표팀 최종 훈련이 열릴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의 잔디를 대표팀보다 먼저 밟았다고 보도했다. 직접 느껴본 바로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좋았으며 밟는 기분이 마치 레드카펫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축구협회는 수억 원을 투자해 배수시설부터 기초공사를 완전히 새로 정비하고 1998년 이후 최초로 축구장 잔디 전면 교체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잔디 전면 교체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26일 이루어지는 경기의 선수들이 완전한 새 잔디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었다.

태국 축구협회의 관계자는 “지난해 토트넘이 원정경기를 뛰러 왔을 때 폭우가 쏟아져서 경기가 중단된 적이 있다. 태국에서 ‘이러다 쏘니가 다신 태국에 안 온다’는 위기감을 의식했다. 이후 많은 예산을 투자해 그라운드를 싹 정비한 것이다”라고 잔디 전면 교체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관계자가 언급한 것처럼 지난해 7월 토트넘이 방콕을 방문해 레스터 시티와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 직전에 폭우가 쏟아져 그라운드가 순식간에 논두렁으로 변하는 등의 사유로 주최 측이 경기를 취소하고 입장권을 모두 환불해 주는 등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영상을 보면 경기장 잔디에 물이 고여 공이 튀기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이 당시 비를 맞으면서 일일이 태국 팬들에게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드는 등의 팬서비스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손흥민의 좋은 매너가 태국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태국 축구협회는 손흥민이 경기장을 다시 찾았을 때 그라운드가 논두렁으로 변해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없도록 다시 찾을 수 있는 경기장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잔디 전면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벌어지는 태국과 한국의 축구 경기에 손흥민이 주장으로 선출되면서 태국에게는 새로운 잔디를 손흥민에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무대를 가지게 됐다.

앞선 토트넘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었기 때문에 태국에서 손흥민이 직접 경기를 뛰는 것은 이번 예선전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축구협회의 관계자는 “잔디 상태가 좋기 때문에 손흥민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잔디 전면 교체와 함께 기초공사에 대한 보수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폭우가 쏟아져도 10분 만에 배수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축구협회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대표팀의 최종 훈련을 보기 위해 74명의 태국 언론이 경기장을 찾은 점을 미루어보아 태국 내 한국 선수들의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퇴근하는 장면을 보기 위해 한국 대표팀 버스에 엄청난 인파가 모이는 등의 ‘국빈’ 수준의 대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6일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은 전반 19분 이재성의 선제골과 후반 10분 손흥민의 추가 골, 후반 37분 박진섭의 쐐기 골로 한국이 태국을 3대 0으로 이기며 완승을 기록했다.

중계 장면에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 리사의 모습이 잡히기도 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블랙핑크 리사는 태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날 중계 장면에 잡힌 리사의 모습은 태국과 한국이 함께 쓰여있는 수건을 들고 양국을 동시에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보고 네티즌들은 ‘진정한 탕평 응원’, ‘센스 있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 뉴스 1, 게티이미지, 펀스게이프, 대한축구협회,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