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영화에 담긴 n개의 화두 가운데 함께 나누고 싶은 재미를 선별한 리뷰입니다. 사심을 담아 고른 한 편의 영화 속 단 하나의 재미, 유일무비입니다.
맛깔난다. 진짜와 가짜를 두고 벌이는 캐릭터들의 두뇌 플레이, 이를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시너지를 낸다. 109분의 러닝타임을 밀어붙이는 ‘댓글부대’가 가진 특별한 재미다.
영화 ‘댓글부대’는 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가 자신이 쓴 기사가 오보가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익명의 제보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영화는 정치, 경제, 사회, 연예면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뉴스에서 언급되는 무형의 존재인 ‘댓글부대’를 중심부에 놓고 실제와 허구를 넘나든다.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실제 뉴스들을 바탕으로 영화적인 요소를 틈틈이 끼워 넣어 몰입감을 더한다. 눈앞에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 존재한다고 알려진 ‘댓글부대’. 영화는 ‘댓글부대’를 소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조차 작품 속 여론 조작 조직이 실재하는지 헷갈리도록 구덩이를 파둔다. 똘똘한 설계다.
시작부터 새롭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도 허구임을 철저히 명시하는 여느 영화와 달리, 실화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바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우회한다. 시선끌기 성공, 감독의 의도다. 마지막에 이르러 모든 이야기가 허구임을 밝힌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무너진 후반부에서 반전을 던지고, 보란듯이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정리한다. 영화가 말미에 건네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아 더 의미있다.
스티일리시한 연출도 눈에 띈다. 진실을 찾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손석구와 온라인 여론 조작단 ‘팀알렙’으로 분한 김성철, 김동휘, 홍경의 심리를 따라가는 미술과 조명, 음악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할 포인트다. 특히 ‘팀알렙’ 3인방의 밀고 당기는 앙상블이 빛난다. 세 배우가 연기한 각각의 캐릭터는 궁핍한 청춘, 욕심과 양심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 피 그 자체다. 김성철의 명석함, 김동휘의 순수함, 홍경의 담백함이 빈틈없이 얽혀 ‘팀알렙’의 조합을 완성한다.
‘댓글부대’는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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