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영화 ‘잠’으로 장편 데뷔를 앞둔 유재선 감독이 스승 봉준호 감독을 언급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잠’으로 장편 데뷔를 앞둔 유재선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정유미, 이선균이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유재선 감독은 “1순위는 재미있는 장르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묻어난다고 말씀하시는데, 계산한 건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인생이 그런 거 같다. 웃긴 순간이 공포로 변질되고, 반대로 무서운 상황이 우습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라며 “그런 인생사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언론시사 이후 쏟아지는 호평에 대해선 “반응을 살펴보진 않는다”며 “과거에는 집착적으로 찾아봤는데 혹평에 마음 아파하는 제 모습을 본 아내가 ‘리뷰 보기 금지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몽유병을 소재로 정한 계기를 묻자 “몽유병 환자와 관련된 괴담에서 출발했다. 수면 중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거나 잠든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는 등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자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재선 감독은 “시간이 흐르면서 몽유병 환자의 일상이 궁금해졌다”며 “그리고 환자의 곁을 지켜야 하는 배우자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보통 이런 장르의 영화에선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며 “그런데 우리 영화는 위협의 대상이 된 주인공을 위협으로부터 지키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위험을 정면으로 부딪히고 극복하는 이야기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잠’을 통해 첫 장편 영화를 선보이는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부 출신이다. 이로 인해 ‘봉준호 주니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작품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재선 감독은 “관객들의 기대를 얻는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좋은 자극이 된다. 봉준호 감독님의 제자로서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무게가 영화를 만드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혼을 갈아서 만들어야겠단 다짐을 했다”며 “봉준호 감독님께 잘 배웠다는 반응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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