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베이징(중국)=김수정 기자] “왜 하필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냐고요?”
11일 중국 베이징 파크 하야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잭스맨’, 잭 스나이더 감독) 기자회견에는 잭 스나이더 감독을 비롯, 배우 벤 애플렉과 헨리 카빌이 참석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히어로 역사상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DC코믹스의 히어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다.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완다 극장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두 거구 히어로의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실제로 촬영 중 비가 내려 비장미를 더했고 한스 짐머의 음악 역시 테스토스테론을 증폭시키는 데 한몫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판 어벤져스인 ‘저스티스 리그’의 전초전이다. 히어로 프랜차이즈 포화상태인 가운데 마블은 지난 2012년 ‘어벤져스’를 기점으로 히어로 간 콜라보를 시도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견고히 다졌다. 이에 DC코믹스도 칼을 뽑은 것. ‘저스티스 리그 파트1’은 2017년 11월 17일(북미기준), 파트2는 2019년 6월 14일 개봉한다. 영화는 각자의 도시를 지키던 영웅들이 외계인 침공을 막기 위해 모인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에 대해 잭 스나이더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앞으로 DC코믹스 유니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소개하고 싶었다. 다른 히어로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힌트를 담았다. DC코믹스 유니버스를 살짝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 기대감을 전했다.
마블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잭 스나이더는 “마블과 DC의 세계관, 캐릭터, 방향성은 조금씩 다르다. DC코믹스는 마블을 의식하며 만들진 않는다. 코믹북의 스토리를 최대한 살리고자 할 뿐”이라고 했다.
잭 스나이더는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것에 대해 “‘맨 오브 스틸’을 끝낸 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이 세계관을 어떻게 확장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슈퍼맨이 누구와 싸워야 흥미로울까 얘기를 나눴다. ‘맨 오브 스틸’ 후반부 브루스 웨인 기업의 트럭을 등장시킨 바 있는데, 이 때문에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어떨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한 번 배트맨이 언급되자 다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밝혀 흥미로움을 전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헨리 카빌(슈퍼맨), 벤 애플렉(배트맨), 제시 아이젠버그(렉스 루터), 갤 가돗(원더우먼), 에이미 아담스(로이스 레인)가 출연한다. ‘300’, ‘맨 오브 스틸’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3월 24일 국내 개봉한다. 151분, 12세 이상 관람가.
■ 다음은 국내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Q. 배트맨을 두고 미국판 햄릿이라고 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A. 벤 애플렉 : 햄릿처럼 배트맨도 오랫동안 여러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다. 배트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이전 버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었다. 내 임의대로 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Q. 마블 유니버스와 DC 유니버스의 세계관은 어떻게 다른가.
A. 잭 스나이더 : 세계관, 캐릭터, 방향성이 조금씩 다르다. 반면 미국의 코믹북 장르 내에서 마블과 DC코믹의 연관이 있다고 본다. DC는 꼭 마블을 의식하고 만들진 않는다. 코믹북의 스토리를 최대한 살리고자 할 뿐이다.
Q. 슈퍼맨이 서부극처럼 한때의 유행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과연 슈퍼맨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까.
A. 헨리 카빌 : 동의하지 않는다. 서부극은 현실적이지 않은 반면 슈퍼맨은 현대적인 신화물이라고 볼 수 있다. 신화는 가장 역사가 긴 장르라고 본다. 슈퍼맨을 현대판 신화라고 본다.
Q. 배트맨하면 자연스럽게 크리스찬 베일이 떠오른다. 벤 애플렉만의 차별점은 뭔가.
A: 벤 애플렉 : 크리스찬 베일은 나와 친분이 있기도 하고 연기도 정말 탁월하게 잘한다. 존경하는 동료 배우다. 굉장히 소탈하다. 배트맨을 먼저 연기한 배우로서 내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성기가 지난, 조금은 지쳐 있는 배트맨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바로 이 지점이 내가 ‘배트맨 대 슈퍼맨’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다. 이전 버전에서는 배트맨이 열심히 범죄를 소탕하는 반면, 그 일을 한지도 20년이 지난 거다. 기존 배트맨보다 경험이 많고 노련하기도 하고, 증오심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도 이번 작품을 두고 많은 얘길 나눴다. 슈퍼맨이 등장한다는 것부터 기존 ‘다크나이트’의 세계관과 많이 달랐다.
Q: 이번 영화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감독이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일까.
A. 잭 스나이더 : 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테마가 바로 정의다. 배트맨, 슈퍼맨 모두 정의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그리고 싶었다.
Q: 헨리 카빌에게 묻겠다. 배트맨과 막상 마주보고 전투 장면을 촬영하니 기분이 어땠나.
A. 헨리 카빌 : 배트맨이 슈트만 입으면 공격적이고 위압적인 느낌을 받았다. 촬영장 분위기도 무겁고 비도 굉장히 많이 왔다.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서 굉장히 훌륭한 장면이 탄생했다.
Q: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잭 스나이더 : ‘맨 오브 스틸’을 끝낸 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이 세계관을 어떻게 확장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슈퍼맨이 누구와 싸워야 흥미로울까 얘기를 나눴다. ‘맨 오브 스틸’ 후반부 브루스 웨인 기업의 트럭을 등장시킨 바 있는데, 이 때문에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어떨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한 번 배트맨이 언급되자 다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잭 스나이더 감독)
Q: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는 이유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었을 것 같다.
A. 잭 스나이더 : 바로 그 지점이 연출자로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었다. 두 히어로가 싸우는 자체만으로도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두 히어로가 싸우는 이유 자체가 영화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힘들다.
Q: 이번 작품은 ‘저스티스 리그’의 프리퀄이다.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연출했나.
A. 잭 스나이더 : 앞으로 DC코믹스 유니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소개하고 싶었다. 다른 히어로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힌트를 담았다. DC코믹스 유니버스를 살짝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Q: 원더우먼이 이 작품에서 어떻게 그려지게 되나.
A. 영화에서 분량이 많진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잭 스나이더 감독) 갤 가돗이 다른 원더우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하게 소화해줬다.(헨리 카빌)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 원더우먼이 우리 영화의 가장 핵심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벤 애플렉)
Q: ‘슈퍼맨 대 배트맨’이 아닌 ‘배트맨 대 슈퍼맨’인 이유는?
A. 벤 애플렉: 알파벳 순서다.
베이징(중국)=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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