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충무로, 올해는 칸영화제 경쟁진출에 성공할까.
한국영화는 지난 3년간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단 한 편도 출품시키지 못 했다. 그 사이 하루가 멀다하고 천만 영화가 터지며 관객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영화제 성적표는 처참했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나란히 진출했던 2012년 이후 경쟁 진출 소식이 요원했다.
올해는 어떨까. 일단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만은 분명하다. 그 중심에 박찬욱 감독이 있다. ‘깐느 박’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아가씨’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런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김해숙, 문소리, 이동휘 등이 출연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03)를 통해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박쥐’를 통해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제작 단계부터 노출 수위에 관심이 쏠린 영화지만, 박찬욱 감독은 이를 관조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후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칸영화제 언급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지만 경쟁 진출이 가장 유력한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추격자’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인 ‘곡성’도 기대작이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가 출연했다. 촬영 전부터 파격적이고 강렬한 시나리오로 기대감을 높였던 ‘곡성’은 최근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으며 또 한 번 영화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나홍진 감독은 데뷔작인 ‘추격자’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황해’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바 있다. ‘곡성’은 칸영화제 개막식 다음 날인 5월 11일로 개봉을 확정 지었다. 경쟁은 몰라도, 비경쟁 진출만큼은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 선택 아니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
이외에도 류승범과의 첫 호흡으로 기대를 모은 김기덕 감독의 ‘그물’과 김민희 주연의 홍상수 감독의 신작도 칸영화제 출품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칸영화제 측은 통상적으로 영화제가 열리는 전년도 가을께부터 영화제 라인업 구축에 나선다. 평론가, 프로그래머들이 전 세계를 돌며 예의주시하는 감독들의 작품을 출품 전부터 미리 검토하기도 하는 것. 앞서 언급한 네 명의 감독 모두 칸영화제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감독들이다. 과연 이들이 3년 묶은 경쟁 진출 갈증을 해갈시켜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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