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기가 막힌 스케줄표다. 지난 몇 년간 쉼 없이 촬영장에서 흘린 땀방울이 이제야 빛을 발하게 됐다. 배우 공유 얘기다.
공유는 영화 ‘남과 여'(이윤기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 촬영으로 지난 2년간 쉴 틈 없이 일했다. 2013년 영화 ‘용의자’와 지난 2월 개봉한 ‘남과 여’ 사이 공백기 동안 한 시도 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공유였다. 그가 데뷔 15년 만에 이렇게 연이어 다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
대중에겐 공백기였고, 배우에겐 촬영장의 추위와 먼지, 시나리오와 씨름하는 2년의 노력이 드디어 올해 결실을 맺는다.
먼저, 시작은 칸영화제다. ‘부산행’은 오는 5월 11일 개막하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다. 100억대 규모의 대작을 원톱으로 이끌게 된 공유는 블록버스터 장르 안에서도 특유의 섬세한 연기의 결을 펼쳤다는 후문. 공유는 이 작품으로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부산행’은 이상 바이러스가 창궐한 재난 상황, 부산행 KTX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로 날카로운 연출력과 색깔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다. 제작 단계부터 투자배급사 NEW의 자신감이 남달랐던 이 작품은 성수기인 7월 중순 개봉한다.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여름을 ‘부산행’으로 뜨겁게 달굴 공유는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극장가 대목인 추석 시즌 ‘밀정’으로 돌아온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어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가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을, 공유는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을 연기했다.
‘밀정’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투자한 첫 한국영화다. 기획 단계부터 제작까지 8년이 걸렸고, 제작비는 100억대 규모다. 벌써 천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워너는 물론 영화계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큰 영화다. 흥행과 완성도 모두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김지운 감독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부추긴다.
11월은 드라마로 대중과 만난다. 대중이 그토록이나 염원했던 로맨틱 코미디다.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공유에게 전성기와 대표작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작품. 당시 공유가 보여준 어른 남자와 소년의 경계를 묘하게 오가는 연기는 백마 탄 왕자 판타지를 걷어낸 현실감 있는 로코 연기라는 점에서 환영받았다.
한동안 로맨틱 코미디보다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공유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도깨비'(가제)로 다시금 ‘로코킹’으로 돌아온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4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게 된 공유는 김은숙 작가의 필력과 진정성을 믿고 심사숙고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 ‘도깨비’는 11월 tvN을 통해 방송된다. ‘파리의 연인’, ‘온에어’, ‘태양의 후예’ 등 모든 작품을 히트시킨 김은숙 작가와의 시너지가 올 한해 공유의 행보에 화룡점정을 찍을 전망.
여러모로 올 한 해는 공유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터. 특히 최근 연기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흥행에 목말랐던 그이기에 올 선보일 작품들의 성적표가 더욱 중요하다. 일단 예감은 좋다. 과연 공유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이를 디딤돌 삼아 배우로서 자신만의 세계를 더욱 확실히 구축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및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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