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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아가씨] 박찬욱과 배우들이 밝힌 동성애와 韓日관계[일문일답]

김수정 조회수  

[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아가씨’, 도식적인 한일 관계 벗어나고 싶었다.” – 박찬욱 감독 

14일 오전 11시 30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아가씨’ 공식 기자회견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내외 취재진 50여 명이 함께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외신 기자들이 박찬욱 감독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들어 ‘깐느 박’의 국제적 위상을 새삼 실감하게 했다.

박찬욱 감독의 7년 만의 한국영화 복귀작인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아가씨(김민희)를 둘러싸고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작 단계부터 파격적인 노출 수위와 동성애 코드로 화제를 모았다.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8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아가씨’ 월드 프리미어 스크리닝에는 이른 시간부터 2000석이 넘는 객석을 가득 채우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역시 동성애가 기자회견의 최대 관심사였다. 쉽지 않은 열연을 펼친 김민희, 김태리 두 배우는 “오히려 상대 배우가 여배우라 의지할 수 있었다”,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이었기에 심리묘사에 중심을 뒀다”고 전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외신 기자들의 궁금증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달라는 이스라엘 기자의 질문에 “식민지 시절이 영화에 표현되는 것에 복잡한 감정을 갖게 마련”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도식적인 질문에서 벗어나, 내면적이고 복잡한 개인의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친절한 금자씨’, ‘박쥐’, ‘스토커’에 이어 최근 몇 년간 여성 캐릭터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에 대해 박찬욱은 “남자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말하자면 여성성의 발견”이라며 “여자는 위대한 존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가씨’의 수상 결과는 오는 22일 오후 7시 열리는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국내 개봉은 6월 1일이다.

■ 다음은 박찬욱과 배우들의 일문일답

-영국 문학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박찬욱(이하 박): 어렸을 때부터 여러 나라의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 있었다. 어찌 보면 영화보다 세계 문학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

-CJ엔터테인먼트와 연이어 작업하고 있다.(중국)

박:’공동경비구역 JSA’라는 작품으로 처음 CJ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다. 나는 한 번 인연을 맺으면 큰 문제가 없다면 계속 인연을 이어가는 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핸드헬드가 많아진 느낌이다.(스페인)

박: 그렇게 봤나. 특별히 더 많이 쓰진 않았다. 같은 사건이라도 각기 다른 사람의 시점샷(point of view)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 시점샷을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했다.

-최근 여성 캐릭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한국)

박: 나이가 들어가고, 딸을 키워가면서 내 안의 여성적인 면모를 더 크게 느끼게 된다. 남자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말하자면 여성성의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이스라엘)

박: 일본적인 요소, 특히 식민지 시절이 영화에 표현되는 것에 복잡한 감정을 갖게 마련이다. 시대가 이만큼 흐른 마당에 조금 더 내면적이고 복잡한, 개인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영화가 나올 만 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일본이 좋아서 친일파가 된 사람도 있지 않겠나. 그런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기도 하다. 김민희가 연기한 캐릭터는 일본인이자 귀족이다. 일본인이 늘 한국인을 억압하는 캐릭터이게 마련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그들이 더 불쌍한 인물일 수도 있다. 한국과 일본의 도식적인 질문에서 벗어나, 독특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 

-격한 감정이 많은데 그때마다 박찬욱 감독이 어떤 디렉션을 줬나.(중국)

하정우: 프리 프로덕션 관계가 길었다. 감독님과 연기에 대해 아주 디테일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민희: 현장에서 많이 열린 상태에서 연기했다. 꼭 특정 연기가 맞다고 하는 틀을 만들기 보다, 그 감정의 폭이 어떻게 넓혀 나갈 수 있는지 확대하고 변주하는 과정이었다.

김태리: 새로 시작하는 배우의 특권을 아주 잘 누릴 수 있었다. 잘 모르는 것은 감독님께 바로바로 질문했다. 

조진웅: 나는 내 마음대로 했다. 그래서 다시 하자고 말씀드렸다.(좌중폭소) 분명한 지점은 감독님께서 아주 집요하게 갖고 계셨다. 그 부분이 아주 감사했다.

-세트와 무대 미술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어떤 식으로 설계하고 구상했나.(한국)

박: 1930년대를 두고 스타일리시한 것을 창조하기 좋은 시대라고들 얘기한다. 내 관심은 전혀 달랐다. 이질적인 것들이 한데 모여 생기는 낯선 분위기가 중요했다. 우선 ‘아가씨’는 건축적인 면에 관심을 보인 영화다. 일본식 건물과 양식 건물이 한데 붙어 있고 하인 숙소만 유독 한국식이라는 설정이 그 예다. 우스꽝스러울 때가 많았다. 양식과 일식 건물을 오갈 때 신발을 신고 벗는다. 유심히 보면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여하튼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영화는 무작정 잡탕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식민지 조선에서의 근대 풍경은 무엇인가 그 원형이 뭔가를 시각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베드신을 연기하는 데 어렵진 않았나.(중국) 

김민희: 거부감이나 어렵진 않았다. 오히려 베드신을 여배우와 하는 게 편하고 위안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시나리오에서 재밌게 봤던 부분은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 혼란을 겪으면서 행복한 목표에 도달하는 지점이었다. 감정이 바뀌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런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할 수 있게 연기하는 부분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다.

김태리: 베드신의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하고 출발했다. 베드신을 표현할 때 숙희가 갖고 있는 감정, 세밀한 것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김민희 선배가 많이 의지됐다. 이야기에 꼭 필요한 장면이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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