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박수와 비명이 함께 쏟아졌다.
14일(현지시각) 오후 10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아가씨’의 상영이 진행됐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참석했고 2500명의 관객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맞이했다.
영화를 향한 반응은 격렬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소재 불문, 장르 불문 감각기관으로 체험하는 영화임을 또 한 번 증명하는 자리였다.
스포일러가 돼 자세히 밝힐 순 없으나, 영화 후반부 등장하는 자극적인 신체 절단 묘사에 약 10명 정도의 관객이 일제히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한 외국인 여성 관객은 소리를 지르며 현장 스태프의 안내 하에 극장 밖으로 나갔고, 한 외국인 남성은 객석을 넘어 황급히 자리를 떴다. 현장 스태프 두 명이 객석 내부로 들어와 관객을 부축하기도 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문제의 장면은 잔혹성과 묘한 변태성, 유머가 한데 뒤섞였다.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잔인하진 않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부까진 폭력적 묘사가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후반부 갑작스레 등장하는 이 장면의 체감 충격성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같은 날 오전 진행된 프레스 스크리닝에서도 문제의 장면에서 고개를 내젓는 취재진이 제법 눈에 띄었다.
앞서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당시 한 외신 기자는 구토를 하며 시사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제57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인 ‘올드보이’ 당시에는 극중 최민식이 산낙지를 먹는 장면에 대한 객석의 격렬한 반응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극중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을 선보인 김민희와 김태리에게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상영 직후 조진웅은 눈가가 촉촉해진 모습으로 2층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을 바라봤고, 하정우는 제법 여유 있는 모습으로 기립박수를 만끽했다.
과연 심사위원의 ‘입맛’은 어떨까. ‘아가씨’의 수상결과는 22일 오후 7시 열리는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아가씨’의 국내 개봉은 6월 1일.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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