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촬영 마지막 날 쿠니무라 준 씨에게 엄청 혼났습니다.”
18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곡성’ 공식 기자회견에는 나홍진 감독과 배우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혹독하고 완벽주의를 기하는 나홍진 감독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모더레이터 이브 몽마외 감독은 “신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을 것 같다. 나홍진 감독이 어떤 연기 지도를 해줬나”라고 배우들에게 질문했다.
앞서 나홍진 감독은 자신에게만 질문이 쏠리자 “배우들에게도 질문해달라”라고 당부했던 바. 나홍진은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으면 나혼자 대답할 것”이라고 해 배우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이어 그는 “체력적인 부분으로는 쿠니무라 준 씨도 할 말이 많을 것 같다”고 마이크를 넘겼다.
영화에서 체력적 한계를 체험한 쿠니무라 준은 “나홍진 감독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배우들을 용서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에너지 이상을 요구해 체력적으로 극단을 체험했다. 힘들었지만 여정의 끝에 아름다운 영화가 있을 것이란 확신에 정신적으로는 건강했다”고 회상했다.
나홍진 감독은 “이 자리에서 모든 배우에게 사죄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쿠니무라 준이 촬영 마지막날 나를 엄청 혼냈다. 통역하시는 분이 겁에 질린 얼굴로 통역을 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혼냈다. 쿠니무라 준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어도 통역해주지 않더라. 이 자리에 안 계신 배우들에게도 정말 수고 많았고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앞서 쿠니무라 준은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의 촬영장이 한국 내에서도 유독 힘들단 사실을 영화 다 끝나고 알았다. 한국 영화는 모두 이렇게 혹독한 줄 알았다”고 전한 바 있다.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 참여할 수 있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첫 한국 영화인 ‘곡성’으로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참여하게 돼 엄청난 영광이다”고 나홍진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곡성’은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나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을 둘러싼 소문과 의심에 대한 영화다. 나홍진 감독은 앞서 ‘추격자’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황해’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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