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사냥’ 국민 아재들이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사냥'(이우철 감독, 빅스톤픽처스 제작) 언론시사회에는 이우철 감독을 비롯, 배우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권율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 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의 목숨을 건 16시간을 그린 영화다.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권율이 출연했고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영화는 예상치 못한 사고와 실수가 빚어낸 참극을 9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속도감 넘치게 담아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영화 ‘해무’가 떠오르기도,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잔인함을 그린 대목에서는 ‘대호’가 연상되기도 한다.
조진웅의 열연이 돋보인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1인2역에 도전한 조진웅은 폭력성과 욕망으로 가득한 엽사들의 우두머리 동근을 섬뜩하게 표현했다. ‘아재파탈’로 인기몰이 중인 그는 비주얼적으로도 물오른 면모를 드러낸다.
조진웅은 1인2역 열연에 대해 “쌍둥이 캐릭터라 1인2역이라도 크게 준비할 점이 많진 않았다. 동근은 쫓는 자, 행동하는 사람이었고 명근은 산 밖에서 관망하는 사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시그널’의 훈남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에 대해 “배우라면 이럴 때도, 저럴 때도 있는 것 아닌가. 산이라는 공간이 사람을 그렇게(절대 악) 만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라며 “사실 ‘시그널’ 이재한처럼 훈훈한 캐릭터는 재미가 없다. ‘사냥’에서는 캐릭터에 빠져 놀아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배우 안성기는 충격에 가까운 변신에 나섰다. 대규모 탄광 붕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사냥꾼 기성을 연기한 그는 젠틀한 신사 이미지를 벗고 백발에 근육질 몸매까지 드러냈다. 람보를 연상하게 한다. 후반부 고라니와 사람을 뜯어먹는 장면도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에 대해 이우철 감독은 “기성에게 트라우마가 되는 과거를 뜻하는 장면”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일부 캐릭터는 과잉 설정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쏘고, 쏘고, 또 쏘는 반복된 총기 액션도 후반부에 접어들며 다소 느슨해진다. 한예리, 권율, 박병은, 신동미 등 탄탄한 조연진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연출력의 빈틈을 채운다.
영화는 당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으나, 약 20초 분량 편집 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우철 감독은 “약 20초 분량을 걷어내고 청소년 관람불가에서 15세 등급을 받았다. 영화의 톤을 그대로 유지하며 15세 등급을 받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전체적으로 영화의 맥이 흐트러지거나 감정선이 달라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냥’은 6월 29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