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부산=김수정 기자] “비도 오시는데…’아가씨’ 숙희의 굉장한 성장영화”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의 관객과의 대화(GV)에는 배우 김태리와 용필름 임승용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된 ‘아가씨’는 돈과 마음을 얻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인물들을 그린 영화다. 지난 5월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경쟁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태리는 ‘아가씨’에서 하녀 숙희 역을 맡아 아가씨 히데코 역의 김민희와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을 펼쳐 칸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다. 그뿐만 아니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다층적이고 깊이 있는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해 호평받았다. 이날 열린 제25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그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날 김태리는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것에 대해 “1500명이 오디션을 봤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나는 막바지에 참여해서 덜 긴장되는 오디션이었다. 내 앞에 오디션을 본 분들은 무시무시한 콘테스트 같았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김태리는 “노출을 향한 관심에 심적인 부담감은 당연히 있었다. 그 부분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배우로서는 감독님과 함께 시나리오를 살피고 캐릭터에 매료됐다”고 털어놨다.
‘아가씨’의 시나리오에 매료된 과정도 전했다. 김태리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대사인데도 참 예쁘더라. ‘비도 오시는데’라는 대사도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느낌이지만 귀엽게 느껴져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비도 오시는데”는 낭독 연습에 홀로 가겠다는 히데코에게 숙희가 건네는 대사.
또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에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로 또 호흡을 맞출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차기작 계획도 공개됐다. 용필름 임승용 대표는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도끼’)는 내가 프로듀서로 참여하진 않는다. 할리우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할리우드 프로듀서와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 대표는 “내가 알고 있는 진행 사항은 이번 미국 프로모션 때 시간을 내 뉴욕에서 헌팅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내년 미국에서 크랭크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다 한국영화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행 사항을 전했다.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를 굉장히 좋아한다. ‘스토커’에서도 여성의 성장담이 그려지지 않나. 숙희는 본인의 삶에 굉장한 자부심과 자아를 갖고 살아왔다. 그렇게 단단한 자아를 깨고 본인의 의지로 나아간다는 게 굉장한 성장영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승용 대표는 “히데코도, 숙희도 내적인 성장을 한다. 그중에서도 숙희가 외형이 예뻐지지 않나. 배우들이 모두 모여 ‘아가씨’ 블루레이 코멘터리 녹음을 할 예정이다. 스케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열린다.
부산=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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