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한달 만에 다시 올 줄이야….”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영화 ‘너의 이름은.’ 350만 돌파 기념 기자회견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너의 이름은.’은 몸이 뒤바낀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족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등을 통해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펼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번 영화는 일본에서 13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1851만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역대 애니메이션 2위, 실사 포함 4위 흥행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4일 개봉해 14일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31일 만에 3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일본영화 흥행 1위이자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7위의 기록이다.
이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달 전 개봉 당시 내한했는데 한달 만에 350만 명 관객을 동원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많은 분이 봐주길 바랐지만 현실이 될 줄 몰랐다. 무엇보다 2월 한국이 이렇게 추울지 몰랐다”라고 흥행 소감을 전하며 운을 뗐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이제 막 구상하고 있는 단계다. 오락성이 강한 작품이 되겠지만 ‘너의 이름은.’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오사카나 다른 지역이 나올 수도 있지만 도쿄는 꼭 그리고 싶다”고 귀띔했다. 그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등 작품에서 도쿄를 아름답게 그려내 이른바 ‘신카이 마코토 성지순례’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그는 40대 중반의 나이에 10대 소녀 감성을 섬세하게 그린 것에 대해 “아저씨가 어떻게 10대의 마음을 잘 아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삶을 살고 있다. 때문에 어른이 돼서도 어릴 적 느꼈던 슬픔, 기쁨을 가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며 그 빛이 퇴화되긴 하지만 우리 마음 속엔 어릴 적 마음이 남아 있다. 학창시절 느꼈던 아픔을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쓴다. 그러한 작품에 관객들이 고감해준 것이 몹시 기쁘다”고 설명했다.
음악이 지나치게 강조돼 ‘뮤직비디오 같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는 이론적인 것에서 출발하지만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예상치 못한 행동도 한다. 그런 이론, 논리를 벗어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논리를 벗어난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선 음악이 큰 힘을 발휘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영화 속 자연재해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에 대해 “소년과 소녀가 만나는 것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너의 이름은.’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람 중 내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이 ‘너의 이름은.’을 많이 사랑해준 데에는 재해, 세월호가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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