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로건’, 흠잡을 데 없이 슬프고 잔혹하다.
영화 ‘로건'(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인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프랜차이즈로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이 어린 소녀 로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17년간 9편의 작품에서 울버린을 여기한 휴 잭맨이 연기하는 마지막 울버린으로 일찍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작품은 슈퍼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로건’은 베를린영화제 상영 당시 뜨거운 기립박수와 환호성, 이견 없는 극찬을 한몸에 받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7%, IMDB 평점 9.6점을 기록하며 세계 평단을 사로잡았다.
영화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힐링팩터 능력을 잃고 지친 인간 로건의 모습을 그려내 전작들과 달리 쓸쓸한 감성적 무드로 관객을 울린다. 뒤늦게 가족과 일상이 주는 행복감에 눈물 흘리는 돌연변이의 모습이 진한 여운을 안긴다. 히어로의 두려움은 최근 포화상태인 히어로 무비 시장에서 대두되는 단골 소재이나, ‘로건’은 그 어떤 작품보다 깊고 섬세하게 두려움에 휩싸인 히어로의 내면을 파고든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변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돋보인다. 울버린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만큼 지칠대로 지쳤고, 뛰어난 지성을 자랑하던 프로페서 X는 발작에 시달린다. 엑스맨 시리즈와 함께 성장하고, 나이 든 관객들에겐 이들의 변화 자체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군사 무기로 생산된 돌연변이 소녀 로라의 존재감도 압도적이다. 다프네 킨은 첫 영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고난도 액션과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흡사 ‘엑소시스트’를 떠올리게 할 만큼 어린 맹수 같은 로라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영화 사상 가장 충격적인 아역 배우의 탄생이다. 영국 드라마 ‘더 오피스’ 작가로 유명한 배우 스테판 머천트가 연기한 칼리반도 ‘매드맥스’ 니콜라스 홀트를 능가하는 비주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액션도 돋보인다. 과장된 액션이 아닌 사실적인 액션에 진한 감정을 담아냈다. 영화 ‘아저씨’ 등 한국 액션영화에서 영감 받은 감성 액션이 기존 히어로 무비와 차별점을 갖는다. 무엇보다 잔혹하다. 울버린 클로를 가장 200% 활용한 액션은 마블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끔찍하다. 여기에 쓸쓸하고 감성적 분위기를 증폭하는 현실감 살린 미쟝센도 흥미롭다. 웅장한 OST는 긴장감을 더욱 배가한다.
‘로건’은 휴 잭맨(울버린), 패트릭 스튜어트(프로페서X), 다프네 킨(로라), 보이드 홀브룩(도널드 피어스) 등이 출연했다. ‘앙코르’로 제63회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 28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전야 개봉한다. 137분, 청소년 관람불가.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로건’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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