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각기 다른 색깔의 두 편의 한국영화가 이번 주 관객과 만난다.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그린 영화 ‘블랙머니’와 김희애의 첫사랑 로드무비 ‘윤희에게’가 그 주인공.
# 분노→카타르시스..’블랙머니’
‘블랙머니’는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사건을 그렸다. 미국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자산 70조 원짜리 외환은행을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삼키고 3년 만에 4조5000억 원 매각차익을 거둔 사건을 다룬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 때문에 매각이 늦어져 손해를 봤다며 ISD를 제기했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정부는 5조3000억 원을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소송 결과는 내년께 나온다.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란 뜻이다.
자칫 ‘금융학원론’으로 빠지기 쉬운 어려운 소재를 ‘블랙머니’는 명쾌하게 스크린에 소환했다. ‘남영동1985’, ‘부러진화살’ 등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실화로 묵직한 화두를 던져온 정지영 감독의 내공 탄탄한 연출력 덕분.
배우들의 연기력은 때로는 분노를, 때로는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열혈검사를 연기한 조진웅의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은 두 손을 불끈 쥐게 한다. ‘극한직업’, ‘열혈사제’로 흥행 연타를 이어가고 있는 이하늬는 유창한 영어연기와 엘리트 보수주의 변호사 캐릭터를 여유있게 소화했다.
# N차 관람 조짐..’윤희에게’
영화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 분)가 첫사랑의 기억을 찾아 여행지로 떠나는 얘기를 그린 영화. 간결한 시놉시스만 보면 흔하디 흔한 첫사랑 영화 같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돼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한몸에 받은 작품이다.
영화를 미리 관람한 관객들은 “한국영화에 희망이 보인다”, “빛나는 눈, 아름다운 풍광”, “재밌어서 또 볼 것”이라는 평을 쏟아내고 있어, 벌써 N차 관람 열기도 감지되고 있다.
섬세하게 쌓아올린 김희애의 연기와, 그리움과 아련함으로 뭉친 첫사랑의 향수, 아름다운 미쟝센이 어우러졌다는 평. 올해 영화 ‘벌새’, ’82년생 김지영’ 등 입소문을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한 중급 규모의 열기를 ‘윤희에게’가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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