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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잡초’의 독기, ‘신의 한 수:귀수편’ 허성태 [인터뷰]

성민주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성민주 인턴기자] 잡초는 척박한 상황에서도 불굴의 생명력을 발휘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허성태를 만났다. 그는 ‘신의 한 수:귀수편’에서 이길 때까지 판돈을 올리며 집요하게 바둑을 두는 악랄한 캐릭터 ‘부산 잡초’로 진한 부산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다.

힘든 상황에서도 연기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던 허성태는 ‘부산 잡초’의 생명력을 꼭 닮아있었다.

‘신의 한 수’ 시리즈에 합류한 소감을 물었더니 그는 연신 뿌듯함을 드러냈다.

“좋은 작품의 후속에 참여해서 뿌듯하죠. ‘신의 한 수’ 오디션에서 떨어져서 더 뿌듯했어요.(웃음) 특정 배역은 아니고 김인권 배우의 역할 대본을 받아서 오디션을 봤어요. 참고로 이번 ‘신의 한 수’ 오디션 대본은 잡초 거였어요. 그래서 또 뿌듯했죠. 동생들한테 ‘어떻게 해야 해?’ 연락이 많이 왔어요.”

출연 계기를 묻자 허성태는 리건 감독과의 놀라운 과거 인연을 공개했다.

“7~8년 전 감독님이 다른 영화를 준비하고 계실 때 우연히 사무실에 가서 인사를 드렸는데, 감독님이 그때 저를 보고 날카롭게 충고를 해주셨어요. ‘성태 씨 지금 얼굴과 상태를 봤을 때 배우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그때는 제가 단역을 한 달에 2~3개 하면서 엄청 힘든 시기였어요. 뒤돌아가면서 사무실 계단에서 진짜 많이 울었어요. 너무 힘든데 그래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니까. 그때 오기가 올라서 ‘알겠습니다. 제가 언젠가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운동도 하고 나름대로 관리를 시작했죠.”

그렇게 아픔을 남긴 리건 감독과 그는 어떻게 재회하게 됐을까.

“어떤 감독님이 ‘신의 한 수 2’를 찍는데 저를 보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어요. 그런데 그때 그분이 나오시더라고요. 즐겁게 저녁 자리를 하면서 그때 얘기를 했어요. ‘그런 자극이 고마웠다. 덕분에 독한 마음을 품고 했다’라고 서슴없이 말씀드렸더니 돌아가셔서 ‘성태 씨 캐스팅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여러 작품도 봤지만 그때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부산 잡초’는 그런 독기가 필요한 역할이다’라고 해주셔서 더 뿌듯했어요. 악연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캐스팅을 해주겠다고 결심해주는 게 신기하잖아요. 저는 어쨌든 그 순간이 고마웠거든요. 그런 독설을 받지 않았다면 힘든 생활에 젖어있었을 거예요.”

허성태는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SBS ‘기적의 오디션’에 참가하며 뒤늦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독특한 이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는 직장 시절의 경험 역시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영업직이라서 다양한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고, 동료들과 상사들 대할 때도 외향적이어야 했어요. 저는 낯도 많이 가렸는데 돌이켜 생각하면 그런 데서 연기를 위한 훈련도 많이 된 것 같아요. 사람들과의 경험도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고요.”

이어 ‘판매왕’이라는 오해는 바로잡았다.

“러시아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 헝가리 부다페스트 호텔에 LCD TV 놓는 작업을 했어요. ‘그쪽 호텔에 L모 사에 LCD가 깔려있다면 제가 깐 거다’라는 말을 했더니 기사가 ‘러시아 판매왕’으로 났더라고요. 판매왕은 아니에요.(웃음)”

안정적인 직업을 뒤로하고 연기에 도전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 허성태는 무명 배우의 고통을 얘기했다.

“일 없는 시간이 가장 고통스러웠어요. 그래서 프로필 들고 무작정 돌아다니고, 연습실에 가고, 뒷산도 갔어요. 완구 포장 알바와 야간 방범 알바 같은 것도 했어요. 밤에 짐 같은 거 가만히 앉아서 지켰는데 그게 일당이 제일 셌어요.(웃음)”

그래도 그는 한 번도 포기할 생각은 한 적 없다고 말했다.

“후회를 한 순간은 있지만 한 번도 돌아선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힘들어 죽겠다고 생각은 해도 어머니가 계신 부산으로 못 돌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연기하다 안되면 ‘과일 장사라도 잘할 자신이 있어’라고 했는데 하다 보니 포기가 안 되겠더라고요.”

인생 역경이 정말 극 중 캐릭터 이름 ‘부산 잡초’ 같다고 하니 허성태는 “감독님이 대단하시다”며 웃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부산 잡초’와의 싱크로율에 관해서 묻자 ‘잘 지키는 면’에서 닮았다고 했다.

“잡초는 내뱉은 건 지키잖아요. 그런 면은 저와 닮은 것 같아요. 약속은 꼭 지키고 시간 약속 어기는 건 싫어하고.”

허성태는 영화 ‘밀정’, ‘범죄도시’, ‘남한산성’, OCN 드라마 ‘왓쳐’ 등 선 굵은 역할로 주목받았다. 너무 악역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도 그는 오히려 웃어 보였다.

“큰 행운이었어요. 그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으니 하나하나 고마운 캐릭터들이에요. 주변에서 ‘너무 일본 쪽만 하는 게 아니냐’ 하며 걱정이 많았는데 저는 그런 걱정이 없었어요. 언젠가는 다른 게 올 거고, 왔을 때 그걸 해낼 자신이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그는 코믹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는 웃기는 역할을 할 때 더 자신 있고 그쪽이 더 맞아요. 영화 ‘부라더’ 할 때 행복했어요. 오디션으로 합격한 작품이었는데 ‘성태 씨가 가장 웃겨서 캐스팅했다’고 하셨어요. 곧 방송되는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나 영화 ‘히트맨’,’스텔라’에서는 재밌는 역할로 나와요. 그것도 또 다른 행운인 것 같아요.”

내년 개봉하는 영화 ‘히트맨’에서 허성태는 권상우와 연달아 호흡을 맞춘다. 그는 권상우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신의 한 수:귀수편’ 포스터 촬영하는 날 대기실에 있는데 형이 제가 묻지도 않았는데 ‘내가 다음 영화를 하게 됐는데’ 하며 ‘히트맨’ 시나리오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한참 뒤에 제게도 제작사에게 연락이 왔어요. 출연 결정하고 일부러 저도 상우 형에게 얘기를 안 했어요. 나중에 말했더니 ‘알고 있었어 XX야’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더 재밌게 촬영했어요.”

허성태는 권상우를 ‘형’이라고 부르며 연신 애정을 드러냈다.

“형은 톱스타고 저는 조연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제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어요. 싸움도 잘할 것 같아서 무서웠어요.(웃음) 그런데 어느 순간 ‘쓱’ 들어오시더라고요. 밤 11시에 모르는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XX야 내려와 밥 먹자’ 이래요. 회를 사주셨는데 솔직하고 담백하고 가식 없어서 정말 좋았어요. 서글서글하고, 털털하셔서 ‘아, 내가 받아들여도 되겠구나’ 했어요. 원래 제가 누구에게나 선배님이라고 하는데 ‘상우 형’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조진웅 선배, 유지태 선배와도 동갑인데 선배님이라고 하는데. 아 이런 얘기 하면 문자 올 텐데. ‘내가 그렇게 불편했냐?’ 하면서.(웃음)”

그는 대화하며 권상우 등 언급되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 했다. 원래 성대모사를 좋아하냐고 물으니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성대모사는 그냥 버릇이에요. 과 후배 아내와 연애 10년, 결혼 10년 찬데, 예전부터 ‘개그콘서트’ 같은 거 따라서 하면 즐거워하니까 계속하게 됐어요. 아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기도 한데, 웃어주니까 계속하는 거죠.(웃음) 배우의 기질이기도 해요. 주목받으니까 더 하고 싶고. 아내가 없었으면 배우 못 했죠. 정말 고마워요. 그런데 지금은 아내가 저를 고마워해요.(웃음)”

허성태는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머니’에도 검사로 출연한다. 두 작품이 동시에 극장에 걸리는 소감을 물으니 부산진 시장에서 이불 장사를 하신다는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작품을 떠나서 두 캐릭터가 달라서 어머니께 큰 효도인 것 같아요. 극장 갈 일이 많이 생기셔서 어머니만 노나셨죠.(웃음)”

허성태가 소개하는 ‘신의 한 수:귀수편’은 어떤 영화일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시간 순삭.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데도 너무 빨리 지나가서 깜짝 놀랐어요. 두 번 이상 봐야 해요.”

‘신의 한 수:귀수편’은 오는 7일 개봉한다.

성민주 기자 meansyou@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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