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이 기사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타짜’ 시리즈를 대표하는 명대사이자, 김혜수의 지적이고 당찬 이미지에 일조한 장면이자, 한국영화에서 손에 꼽히는 유명한 대사이기도 한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최동훈 감독의 ‘타짜’ 속 정마담이 워낙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탓에, 이후 제작된 ‘타짜’ 속편들의 여성 주인공들은 정마담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타짜’ 속편의 숙명이라면 숙명이다.
‘타짜:원 아이드 잭’은 전편을 뛰어넘지 못할 바에야 오마주하거나 비트는 태도를 취한다.
임지연이 연기한 영미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사람을 홀리는 멀티플레이어 영미는 천박한 듯 귀엽고, 푼수기 넘치는 듯 강단 있다.
영미는 영화에서 ‘타짜:원 아이드 잭’ 멤버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나 중대 연영과 52기야”라고 앙칼지게 말한다. 정마담의 “나 이대 나온 여자야”가 떠올라 웃음이 터진 장면이다.
이와 관련 ‘타짜:원 아이드 잭’ 권오광 감독은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일단 내가 중앙대 연영과 출신이다”라면서 “전작의 상황을 비틀거나, 갖다 쓴 장면이 영화 곳곳에 있다. 나름의 오마주이자 ‘타짜’ 마니아들에게 건네는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중대 연영과 52기뿐만이 아니다.
폐인이 된 일출(박정민 분)이 부산 마담하우스 휴게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장면 뒤로 파란 하늘 같은 그림이 걸려 있다. 이는 ‘타짜’ 1편에서 짝귀와 고니가 “사람 눈을 보면 뒤로 뜬금없이 파란 벽지가 붙어 있는 순간을 오마주한 것이다. 짝귀와 닮은 일출의 운명을 예견하게 한 복선인 셈.
이 외에도 까치(이광수 분)가 일출에게 “도박은 명절에만 재미로 할 거야”라는 대사는 ‘타짜:신의 손’에서 대길(최승현 분)이 미나(신세경 분)에게 했던 말이다.
무엇보다 영화 엔딩에 깜짝 등장한 최동훈 감독은 권오광 감독의 ‘타짜’ 시리즈에 대한 존경심과 일종의 팬심을 드러낸 대목이기도 하다.
권 감독은 “‘타짜’ 팬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을 정도의 디테일한 오마주가 많다. ‘타짜’ 세계관이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넓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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