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리뷰
[TV리포트=이세빈 기자] 유치할 수도 있는 2000년대 감성.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20년 전 감성을 스크린에 가득 품었다. 영화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책 한 권으로 인해 변해버린 소정(김소은 분)과 승재(성훈 분)의 일상 로맨스를 담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영화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공개됐다.
지난 2017년 크랭크업 이후 3년이 지나 개봉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높아져 있었다. 시사회가 끝난 후 동료 기자의 질문에 답해봤다.
Q. 성훈, 김소은 두 배우의 캐릭터는 어땠어?
두 배우의 비주얼은 훌륭하다. 하지만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한없이 초라하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매력적이지도 않다.
성훈이 연기한 승재는 수시로 버럭 소리를 지른다. 좋아하는 여자를 위한 언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소정을 좋아하지만 표현은 못하고 이같이 행동하는 승재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는 폭력적이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소정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영화 초반에는 버럭 하는 승재와 힘든 가정사를 견뎌내는 캔디형 캐릭터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민폐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이며 감정선은 중간이 없이 널뛴다.
Q. 고(故) 전미선 배우가 특별 출연한다는데. 어떤 역할로 출연해?
고 전미선은 극 중 소정의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역으로 특별 출연했다. 짧은 등장에 대사 역시 없었지만 전미선의 연기는 사람들을 이야기에 몰입시키기 충분했다.
영화는 전미선의 유작이 됐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아름다운 영화인 故 전미선님을 기억합니다’라는 문구를 띄워 애도를 표했다.
김소은은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엄마의 발을 씻겨 주는 장면이다. 보면서 많이 슬펐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Q.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작품일까?
영화는 기묘한 책에서 시작되는 로맨스와 현실과 동떨어진 동화 속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가볍게 볼 로맨스 영화를 찾는 사람이 보면 좋을 작품이다.
영화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치매를 앓는 엄마를 모시고 사는 소정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힘든 현실 앞에 꿈과 사랑을 고민하는 청춘들의 모습도 반영했다.
무례한 캐릭터, 널뛰는 감정선 등은 2020년 관객이 보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200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이세빈 인턴기자 tpqls0525@tvreport.co.kr / 사진=블루필름웍스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