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미운데 밉지가 않다. 얄미운데 싫지가 않다. 영화 ‘엑시트’ 속 강기영 얘기다.
강기영은 ‘엑시트’에서 용남(조정석 분)의 엄마 현옥(고두심 분)의 칠순잔치가 열리는 연회장 구름정원의 구 점장을 연기했다. 구 점장은 ‘엑시트’ 속 거의 유일한 악역이다.
부하 직원인 의주(윤아 분)에게 고백이랍시고 성희롱을 마다하지 않고, 절체절명 위기 상황에 연회장 고객의 안전보다 제 목숨 지키기가 우선이다.
분명 분노를 자아내는 캐릭터인데, 왠지 자꾸 웃음이 난다. 구 점장 캐릭터를 마냥 악역이 아닌, 영리하게 풍자한 강기영의 연기 덕분일 터.
강기영은 ‘살기 위해 인간이 얼마나 지질해질 수 있나’를 웃기면서 밉살맞게 표현했다. 적재적소에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활약으로 ‘엑시트’에 스타카토를 찍었다.
<< 강기영 필모그래피 >>
영화: ‘특별시민’, ‘아빠는 딸’, ‘상류사회’, ‘너의 결혼식’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W’, ‘역도요정 김복주’, ‘터널’, ‘김비서가 왜 그럴까’, ‘열여덟의 순간’
예능: ‘미추리 8-1000’, ‘정글의 법칙 in 태즈먼’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아!’ 싶을 테다. 우리가 봐온 영화와 드라마 곳곳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던 강기영.
그가 본격적으로 제 이름과 얼굴을 알린 것은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서다. 그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진과 맛깔난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로 매 장면 웃음을 터트렸다.
강기영의 진가가 유독 빛을 발한 장르는 역시 코미디다. 그중에서도 로맨틱 코미디. 앞서 언급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비롯,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역도요정 김복주’, 영화 ‘너의 결혼식’까지.
능청스럽게 이 캐릭터, 저 캐릭터, 이 장면, 저 장면을 오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녀 주인공의 러브라인에도 구렁이 담 넘어가 듯 조력자로 활약했다.
차기작인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도 이와 같은 주특기를 선보인다. 강기영은 극 중 김래원의 직장 동료 병철 역으로 등장해 확실히 웃긴다는 후문.
방영 중인 ‘열여덟의 순간’에서는 진정성 묻어나는 연기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웃기고, 울리고, 따뜻한 연기까지 다 된다.
한 영화 관계자는 16일 TV리포트에 “조연 배우들 가운데 과한 애드리브나 연기톤으로 작품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강기영은 그 적정선을 기가 막히게 아는 것 같다.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tvN, 메가박스플러스엠,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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