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상류사회'(변혁 감독) 제작진이 히든 스토리를 공개했다.
#1. 오프닝 신의 의미
“욕망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상류사회’에서 많은 관객들이 기억하고 손꼽는 장면은 바로 오프닝 신이다. ‘상류사회’는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수애)이 양재천에서 조깅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는 그녀 앞으로 거대하게 서 있는 타워 팰리스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출을 맡은 변혁 감독은 “모두가 자고 있을 시간, 타워 팰리스가 보이는 곳을 향해 조깅하는 ‘오수연’의 모습은 상승하고자 하는 그녀의 야심을 보여준다. 또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지독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오수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오프닝 신이 지닌 의미를 전했다.
#2.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독특한 미장센
“부부의 침실에 놓인 트윈베드는 각자를 존중하는 동지적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상류사회’는 각 신이 진행되는 공간과 소품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담았다. 이중 변혁 감독은 레스토랑과 미래미술관, 부부의 침실에 숨겨진 의미를 전했다. 먼저,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박해일)이 비열한 사업가 ‘백광현’(김강우)을 만나게 되는 공간은 평범한 레스토랑인 듯 보이지만 유리창을 통해 ‘장태준’의 욕망을 상징하는 국회의사당이 선명하게 비쳐 눈길을 끈다.
‘오수연’의 공간으로 상징되는 미래미술관은 마치 비행기 격납고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공간으로, 그녀의 욕망이 얼마나 크게 자리잡고 있는지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부관장실에서 한 층 더 올라가면 나오는 관장실은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 ‘이화란’(라미란)의 공간으로, 그곳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발 마사지까지 받는 장면을 통해 공간이 곧 권력임을 드러낸다. 한편, ‘장태준’과 ‘오수연’ 부부의 침실에 놓인 트윈베드는 함께 묶여있음과 동시에 각자를 존중하는 동지적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3. ‘저우장’은 가상의 작가?
“상품성으로서의 가치만을 이야기하는 세태를 비판하고 싶었다”
영화의 초반부터 미래미술관 재개관전에서 소개될 저명한 작가라며 수차례 언급되는 ‘저우장’은 정작 영화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소개되지 않는다. 관객들은 이를 두고 ‘저우장’이 실존하는 작가인지 가상의 작가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제기했는데, 사실 그는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변혁 감독은 “’저우장’은 실체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오수연’이 관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1억을 100억으로 뻥튀기는 돈세탁’에 이용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어 “예술가와 예술품 자체에는 관심 없는, 단지 이름과 상품성으로서의 가치만을 이야기하는 세태를 비판하기 위해 ‘저우장’을 의도적으로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전해 작은 설정 하나에도 현시대를 반영한 설정이 돋보이는 ‘상류사회’에 대한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