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미옥'(이안규 감독)이 특별한 공간으로 눈길을 끈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대식’(이희준)까지,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영화.
이번 작품에서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의 연기 변신만큼 새로운 볼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영화 속 캐릭터의 특징을 투영하고 있는 특별한 공간들이다. 연출을 맡은 이안규 감독은 “냉혹하고 거친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들에게 위장된 자기만의 공간을 주고 싶었다”고 전하며 영화 속 특별한 공간들과 미장센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헤어숍 ‘라떼뜨’는 대리석 바닥과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기둥, 소품 하나하나까지 고급스럽고 화려한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으로 항상 우아함을 유지하는 ‘나현정’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하지만 이 곳은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이 은밀하게 일을 처리하는 곳. 하나의 공간이 지닌 두 가지 특성이 극명하게 대비돼 강렬함을 더하는 것은 물론, ‘나현정’ 캐릭터의 입체적인 면모를 상징적으로 표현해낸다.
특히 영화 후반부 ‘나현정’이 폭발적인 일대다 액션을 펼쳐는 장소이기도 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안규 감독은 “오래 머무는 공간에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기에 ‘나현정’의 공간으로 대표되는 라떼뜨에 특별한 설정을 담게 됐다. 섬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반면 위험한 도구들이 많은 헤어숍으로 위장해 ‘나현정’의 숨겨진 면모를 드러내고 싶었다”라며 공간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임상훈’(이선균)의 ‘개농장’이다. 이안규 감독은 고아로 자란 탓에 결핍이 있는 캐릭터지만, 조직의 뒷일을 처리하며 거칠고 야수적 삶을 살아온 ‘임상훈’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고.
감독은 “버려진 사람이라는 설정을 가진 ‘임상훈’은 자신과 같은 처지인 유기견들이 많은 곳에서 무의식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캐릭터를 통해 공간을 찾기 시작했고, “지저분한 일들도 처리하면서 혼자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농장’을 떠올리게 됐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미옥’은 11월 9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씨네그루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