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이 영화 속 북한말들을 공개했다.
#1 “인민”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대북 사업가로 위장한 ‘흑금성’(황정민)은 북의 고위급 내부로 침투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인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을 만나야 했다. 치밀한 물밑 작업을 통해 ‘리명운’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전화를 받게 되는 ‘흑금성’. 이때 자신을 소개하는 ‘리명운’의 대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북한의 정식 명칭이다. 그 중에서도 ‘인민’은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남한의 표준말에서도 ‘국가나 사회의 일반 대중’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민’과 비슷한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2 “가오”
북의 대외경제위 ‘리명운’의 날카로운 경계와 의심을 뚫고 마침내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신뢰를 얻게 된 ‘흑금성’은 그의 소개로,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주지훈)을 만나게 된다. ‘정무택’은 외화벌이가 우선인 ‘리명운’과는 목적도 의도도 다른 인물로, 처음부터 끝까지 ‘흑금성’에게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정무택’은 공화국의 수호를 책임지고 있다는 명분으로 ‘흑금성’의 몸을 거칠게 수색하다가 ‘리명운’의 제지로 멈추게 된다. 이때, ‘리명운’이 ‘정무택’에게 말하는 ‘가오’라는 대사에는 ‘긴말을 하지 않겠다. 그만하라’는 속뜻과 함께, ‘리명운’의 냉철하고 단호한 성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3 꽃제비
‘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헤메는 북한의 어린 아이들을 지칭하는 은어. 제비가 따뜻한 곳을 찾아 다니는 데 빗대어 만든 말로, ‘노제비’(나이든 거지), ‘청제비’(젊은 거지)란 말도 사용된다. 1994년 김일성 사후 극심한 식량난과 함께 북한 내부에 확산됐으며,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탈북한 어린이들이 일정한 거처 없이 두만강 인근과 연변에서 구걸이나 소매치기로 하루를 연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는 ’흑금성’이 구룡강 일대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참상을 목격하게 된다.
#4 장마당
‘장마당’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각자의 주거지역에 텃밭을 일구어 가꾼 채소나 과일, 집에서 쓰던 물건이나 중국에서 들여온 여러 생필품 등을 사고 파는 곳을 이르는 말. 현재는 북한 경제의 기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가구 소득의 원천이다. 북한 ‘흑금성’이 답사하는 구룡강 일대에 조성되어 있던 장터가 바로 ‘장마당’이다. ‘흑금성’은 북핵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답사한 장마당에서 음식을 구걸하고 훔치고, 또 죽어가는 등 주민들의 참상을 목격하게 된다.
#5 초대소
‘초대소’는 초대한 손님들을 맞아들여 머물러 있게 하는 곳, 혹은 숙소를 이르는 북한말이다. 평양을 방문한 ‘흑금성’이 도착해 건강을 검진하는 곳이 바로 평양 초대소 객실이며, ‘흑금성’과 ‘한창주’를 환영하며 연회가 열리는 곳은 평안북도 구룡강 초대소의 대연회장이다. ‘공작’에서 북한의 초대소는 ‘흑금성’이 평양에 입성하며 조성되는 강렬한 긴장감과 사건이 진행되고 절정에 치닫는 여러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공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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