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이 “호평에 감사하다. 정성스럽게 만든 마음이 관객분들에게 닿은 것 같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김도영 감독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원작과 영화에 대한 많은 말들과 논란이 부담되진 않았다. 다만, 첫 장편 데뷔작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생 김지영이 대한민국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보통의 얘길 그린 작품이다. 100만 부 이상이 팔린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이 의도치 않은 젠더 갈등에 휩싸인 만큼 영화도 제작 단계부터 여러 부침을 겪었다. 혐오의 목소리와 잘 만들어주길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뜨겁게 얽혔다.
김 감독은 “’82년생 김지영’에는 보통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멋있는 서사나 특별한 일이 없다. 평범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관객들이 두 시간 동안 재밌게 볼 수 있을지 고민이 컸지만 서사의 힘을 믿고 나아갔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82년생 김지영’은 은근한 차별, 은근한 소외감, 은근한 외로움을 스크린에 품었다. 이 은근한 공기는 한 개인의 인간성 때문이 아닌, 사회구조의 문제라고 짚어낸다.
대낮 공원에서 유모차를 끄는 지영에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팔자 좋게 쉰다”라고 말하는 사람 개인의 인격 문제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빚어낸 시스템이 문제라고 말한다.
김 감독은 “조남주 작가님의 말 중에 공감했던 것이 식초에 담긴 오이는 스스로 아무리 싱싱한 오이라고 생각해도 피클이 된다는 얘기였다. 오이의 품종이 아니라, 그 오이가 어디에 담겨 있는지를 짚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변하지 않는 사회적 약속과 풍경을 영화에 그리고자 했다. 인물들을 빌런(악역)으로 그리지 않고 그 빌런이 어디에 담겨 있는지를 그리고자 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둔 부분을 강조했다.
감독은 삶의 모토가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외부의 시선이나 판단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단단한 중심을 세우는 일. 품위를 잃지 않고 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 나와 다른 태도의 사람도 ‘그럴 수 있겠지’라고 이해하는 일.
감독의 단단한 삶의 자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김 감독은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야 하는 일이잖나. 나 역시 결혼하기 전엔 결혼한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82년생 김지영’이 좋았던 건 주변의 삶을 바라보고, 깊이 생각하게 되고, 성장 해나가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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