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 관람 포인트는 뭘까.
#1. 1443년 한글의 시작,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쉽고 아름다운 문자 한글을 만드는 과정 속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 불교를 억압했던 조선시대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왕 ‘세종’(송강호)과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스님 ‘신미’(박해일)가 손을 잡고 한글을 만든 이야기를 다룬 것.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을 방법을 찾기 위해 ‘세종’과 두 아들인 ‘수양(차래형)’과 ‘안평’(윤정일)부터 ‘신미’ 스님과 그의 제자, ‘학조’(탕준상), ‘학열’(임성재)까지 합세하는 모습은 한글이 탄생하는 과정 속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한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 ‘소헌왕후’(전미선)와 궁녀들까지 개인의 업적이 아닌 모두의 성취였던 ‘한글’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2. 자음과 모음이 탄생하기까지, 한글 창제의 드라마
‘나랏말싸미’에서는 한글 창제 과정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엿보는 재미까지 담겨있다. ‘세종’이 새 문자를 창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백성이 배우기 쉬울 만큼 간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랏말싸미’에서 중국의 각종 언어학 서적을 섭렵했음에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세종’은 소리글자에 능통했던 ‘신미’를 통해 그 실마리를 조금씩 찾을 수 있었다.
발성 기관의 모양을 따 어금니 소리 ‘ㄱ’, 혓소리 ‘ㄴ’, 입술소리 ‘ㅁ’, 잇소리 ‘ㅅ’, 목소리 ‘ㅇ’으로 기본자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이 기본자에 획을 하나씩 더해 된소리까지 만들어 내는 과정들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점 한 자로 시작됐던 글이 선과 면의 모습으로 다채로운 형태를 갖추기까지 힘겨운 과정들은 오늘날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듯이 사용하고 있는 한글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전 세대에게 가슴 뭉클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3. 송강호X박해일X전미선, 위대함 뒤에 가려진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다
송강호는 한글을 창제한 위대한 임금의 뒤편, 인간 적 고뇌를 담은 이도의 모습을 담아냈다.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 박해일은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인 ‘신미’로 분해 자신이 믿는 진리인 부처 외에는 어떤 것도 섬기지 않는 우직한 인물을 인상 깊게 표현해 냈다.
신분, 종교, 성격 등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은 때로는 갈등을 겪지만, 한글 창제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세종’과 ‘신미’의 협업과 대립의 과정은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 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대목이 될 것이다.
이 둘을 만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협업과 충돌의 과정 속에서도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여장부 ‘소헌왕후’는 지금까지 궁중 사극의 여성들과 달리,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당당한 현대적인 여성 캐릭터로 적극적으로 한글 창제에 뜻을 함께하며 현 시대의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4. 총 2,000여 벌, 기품 있는 의상으로 눈을 사로잡다
‘나랏말싸미’ 의상팀은 특별함보다 기본적인 고증의 컬러나 옷의 형태를 살리려 했다. 백성을 사랑하는 ‘세종’의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 황토색 등의 자연스러운 색감의 의상을 사용했으며, 왕으로서의 품새를 위해 19겹의 의상을 겹겹이 입혀냈다.
‘신미’는 숭유억불로 인해 가장 낮은 신분이지만, 가장 높은 곳의 왕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담아내고자 소박하지만 거칠고 야생적인 느낌을 표현하려 했고, 이를 위해 승복 하나하나 손 염색을 거침과 동시에 손바느질로 질감을 다르게 만들어 냈다.
그 결과 ‘신미’를 비롯한 스님들의 승복은 장장 4개월 동안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단 한 벌도 같은 의상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소헌왕후’는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혹은 딸로서의 슬픔을 간직한 여인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명도와 채도를 조절해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품이 너른 여장부의 모습을 완벽히 담아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