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경주 기자] ‘나랏말싸미’에 이어 역사를 다룬 또 한 편의 영화, ‘봉오동전투’는 왜곡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1920년 독립군들의 첫 승리를 다룬 ‘봉오동전투’가 7일 개봉한 가운데 역사적 고증에 관한 관객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앞서 개봉한 ‘나랏말싸미’가 ‘신미 스님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설정으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봉오동전투’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
그래서 ‘봉오동전투’ 속 이야기들, 어디까지가 팩트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지 짚어봤다.
(해당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 봉오동에서의 승리? – 팩트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된 봉오동에서의 전투는 팩트. 여기서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 역시 팩트다.
봉오동 전투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도 기록돼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봉오동 전투에 대해 “1920년 만주 봉오동에서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대패시킨 전투”라고 정의했다.
뿐만 아니라 봉오동 전투에 앞서 펼쳐진 다양한 전투들, 예로 삼둔자 전투라든가 고려령 전투 등 크고 작은 전투들 역시 모두 역사적 사실이다.
이에 대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최근 TV리포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군이 삼둔자에서 양민을 학살하고, 그곳에서 독립군과의 전투가 벌어지고, 고려령에서 대승을 거둔 것 등은 실제 기록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영화 말미에서 확인할 수 있듯 당시 발간된 독립신문에 실린 내용이라고 한다. 원신연 감독이 이러한 기록들을 토대로 영화 ‘봉오동 전투’를 만든 것이다.
# 분대장 이장하가 적들을 유인했다? – 허구
극 중 류준열이 연기한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라는 캐릭터는 허구의 인물이다. 당연히 이장하라는 인물이 일본군을 유인하는 데에 기여했다는 것 역시 허구.
실제로는 이화일이 이끄는 부대가 일본군을 유인했고 매복해 있던 독립군들의 합동 공격으로 봉오동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을 내세운 걸까? 이에 대해 원신연 감독은 “기록에 등장하는 분보다는 이름도 남아있지 않은 독립군들이었으면 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실존했던 분들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무명의 독립군들이 나에겐 조금 더 기억하고 싶은 존재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장하를 비롯해 유해진이 연기한 황해철, 조우진이 연기한 마병구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봉오동전투’ 측 관계자는 TV 리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감독님이 창조한 허구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 봉오동 전투 당시 독립 자금을 운반했다?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영화에는 봉오동 전투와 함께 또 한 축의 이야기를 담당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독립 자금 운반이다. 이것 역시 사실일까?
엄밀히 말해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비슷한 시기에 독립 자금을 운반했고, 이를 일본군이 뒤쫓았다는 기록이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에서처럼 봉오동 전투가 일어났던 그 시기에 독립 자금 운반 계획이 있었는가는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원신연 감독은 “기록에서 (봉오동 전투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군이 독립 자금을 뒤쫓았다는 기록을 봤다”면서 “이 정도면 근거에서 벗어나지는 않겠다는 상황 하에 역사적 사실들을 재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독립 자금과 함께 3.1 운동 당시 투옥돼 죽음을 맞았던 이들의 유골함도 같이 운반됐을까? ‘봉오동전투’ 관계자는 “이는 허구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 당시 기관총이 있었을까? – 팩트
무기에 대한 궁금증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기관총과 관련해서 ‘저 당시에 기관총이 있었느냐’에 대한 물음도 존재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원신연 감독은 답답함을 표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기관총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인터넷을 통해 남겨진 자료만 보면 그 주장이 맞는 말이다”라면서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기관총이 당시에 있었다는 사료가 너무나도 많다”고 말했다.
또 “일본군에게 보고하는 자료에도 당시 독립군이 기관총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주 기자 kimrudwn@tvreport.co.kr / 사진 = ‘봉오동전투’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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