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경주 기자] 이제는 흔해진 사제복이다.
영화 ‘사자’부터 ‘변신’까지, 어느 순간 충무로에서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사실 엑소시즘은 할리우드에서 익숙한 소재였다. 고전 명작인 ‘엑소시스트’를 비롯해 ‘콘스탄틴’, 최근의 ‘컨저링’ 시리즈까지 구마 의식을 다룬 영화들은 할리우드 공포의 단골 소재.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구마 의식 장면을 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검은사제들’을 시작으로 ‘곡성’, ‘사바하’, 최근 개봉한 ‘사자’와 개봉 예정인 ‘변신’까지 무려 5편의 오컬트 영화가 충무로에서 제작된 것.
엑소시즘이 흔해진 것은 충무로 뿐만이 아니다. OCN ‘손 the guest’와 ‘프리스트’ 등 드라마에서도 쉽사리 구마 의식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오컬트 무비가 흔해진 이유는 뭘까. 우선적으로 ‘검은 사제들’, ‘곡성’ 등 제작자들이 오컬트 무비의 성공을 두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TV 리포트에 “‘검은 사제들’과 ‘곡성’이 흥행을 하면서 ‘오컬트 무비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줄어든 것이 오컬트 무비 제작 편수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오컬트 무비에 대한 관객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관객들이 오컬트 무비를 비주류, 마이너한 장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면서 그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평했다.
이처럼 오컬트 무비에 대한 관객들의 관대한 태도는 뉴라인시네마, 블룸하우스 등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다.
영화 관계자는 “블룸하우스나 뉴라인시네마 등의 공포영화가 흥행을 하면서 기괴한 설정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현실적인 공포에 영화적 흥미를 느끼고 이야기 전개가 단순해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오컬트 무비가 흥행, 이것이 제작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자 입장에서 외연 확장이 자유롭다는 점도 오컬트 무비의 제작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오컬트 무비는 판타지로도, 액션으로도 장르의 확장이 가능한 영화”라고 밝혔다.
실제로 같은 ‘오컬트 무비’를 표방하고 있지만 ‘검은 사제들’이 정통 엑소시즘 영화라면 ‘사자’는 판타지 액션 영화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변신’의 경우에도 한국적 오컬트를 표방하면서 장르적 다양성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경주 기자 kimrudwn@tvreport.co.kr / 사진 = ‘사자’, ‘변신’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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