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명신 기자] 배우 공유와 박보검, 그리고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의 신작 ‘서복’이 베일을 벗고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현’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번의 개봉을 미룬 후 오는 15일 드디어 공개되는 ‘서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감독과 배우들이 영화에 대한 에피소드와 소회를 밝혔다.
12일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서복’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용주 감독은 9년 만에 SF 장르를 선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스스로 다음 작품은 빨리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장르 역시 일부러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시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복제인간’이라는 설정과 장르의 변화를 둔 지점에 대해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장르를 바꾸는 것에 대한 이유였다. 장르는 그저 이야기의 외피라고 생각한다”면서 “첫 작품인 ‘불신지옥’을 하면서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다뤘고 그 이야기를 확장하고 싶은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야기를 만들면서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직조하다 보니 복제인간 소재가 어울릴 거 같았다”면서 “이야기의 줄거리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 장르를 택한 것일 뿐, 다음 작품 역시 장르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서복’이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 복제’라는 신선한 소재다. 기존 영화들의 차별적 지점 역시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감독은 “영화에서 친절하게 설명되진 않지만 서복을 만든 이유는 영생을 위해서다. 그를 제거하려는 이유가 상반된다. 그 안에서 죽음을 향한 시선들, 두려움과 욕망의 동전의 양면성을 다루고자 했다”면서 “우리는 알면서도 생명 연장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그 양면성이 서복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이용주 감독은 “전작들부터 ‘서복’까지,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다. 그를 바라보는 나를 발견했고 이야기로 꼭 담고 싶었다”면서 “할리우드 마블 영화 식의 장르로 보여질까 걱정했는데, ‘서복’은 복제 인간이 주인공이고 죽음을 앞둔 민기현이 바라보는 서복과 헛된 희망을 뒤로하고 서복을 통해 구원을 받는 과정을 중요하게 담고자 했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개봉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작년 말에 개봉하려다 연기가 됐다. 지금의 시기는 개봉을 기다리는 모든 영화인들이 힘들지 않나 싶다”면서 “티빙에서의 개봉으로 OTT가 미칠 한국 영화 시장의 변화에 기대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현 역을 맡은 공유는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하고 결정하기까지, 그리고 영화를 찍는 내내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작품”이라면서 “‘서복’ 영향일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길게 사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지점에 대해서는 “매 작품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시도, 어려워서 안 했던 이야기 등에 더 흥미를 느끼고 시도한다”면서 “단순히 새로운 캐릭터라서 작품을 선택하기보다 시나리오나 구성, 어려운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 ‘서복’ 역시 그랬다”고 전했다.
공유는 “어떤 설정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서복을 바라보고 시나리오에 충실하고자 했다”면서 “반대편에 서 있는 두 인물이 만나서 동행하고 이해하고 구원하는 과정을 통해 기현이 바라보는 서복에 대한 시선, 그 지점이 관객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개봉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늦게나마 개봉하게 돼 얼떨떨하기도 하고 기쁘다”면서 “시나리오를 받고 찍는 내내 절대 쉽지 않은 이야기였고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보국 요원 안부장 역으로 공유와 맞선 캐릭터를 소화한 조우진은 “안부장의 키워드는 ‘두려움’이었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인류가 멸망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이라면서 “기존 캐릭터들과 차별점이 무엇일까 파고 들었고 ‘두려움’이 더 확장되고 힘이 센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조우진은 “최근 작품들에서 엘리트적인 전문직을 많이 하게 돼서 사실 부담도 되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는 평가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극복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과제를 떠올리게 한 캐릭터가 이번 안부장이 아니었나 싶다. 다시 한 번 초심을 떠올리게 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험해보지 못한 감성 영화가 아닐까 싶다”면서 “삶에 대해 스스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고민들은 배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살고 있는 두려움과 잘 살아야지 하는 욕망에서 냉철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복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본 책임 연구원 임세은 역을 맡아 서복 역의 박보검과 호흡한 장영남은 “박보검과 함께 한 신이 많다 보니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슬펐고 영화 마지막에도 짠하고 슬퍼서 눈물이 났다”면서 “스스로의 욕망에 의한 서복의 존재, 일련의 과정들이 힘들고 쉽지 않은 연기였던 거 같다”고 말했다.
장영남은 “영화를 보면서 박보검의 대사가 공감이 많이 됐다”면서 “나 역시 40대에 혼란스러웠던 시간을 경험했고 삶이라는 게 내 존재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끊임없이 찾아 나가는 시간인 거 같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웃고 울고. 그런 순간들을 맞고 그런 게 쌓여가는 것이 삶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덧붙였다.
신선한 소재, 새로운 개봉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서복’이 과연 관객들의 어떤 평가를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명신 기자 sini@tvreport.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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