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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 “칸대상 ‘올드보이’, 명품 입혀놔도 몰랐던 때”[인터뷰]

김수정 조회수  

[TV리포트=김수정 기자] 하루 엄마 이전에 배우 강혜정이 있었다.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로 칸영화제를 사로잡은 미도. 당시만 해도 ‘은실이’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강혜정은 ‘올드보이’ 한 작품으로 세계적 배우로 단숨에 도약했다. 섹시한 듯 묘한 아우라를 풍기는 미도는 지금까지도 강혜정의 인생 캐릭터로 손꼽힌다.

가수 타블로와의 결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하루 출산이라는 인생에 중요한 나이테를 그은 강혜정은 한동안 충무로와 거리를 뒀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 작품을 꿰뚫어 보는 영리한 시각은 빛바래지 않았다. 영화 ‘루시드 드림'(이준성 감독)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강혜정을 만났다.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과거의 기록으로 가 범인의 단서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영화 ‘최초로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인 자각몽(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다. 강혜정은 강혜정은 대호의 오랜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인 소현을 연기했다. 그는 자각몽이란 쉽지 않은 소재를 관객과 주인공 대호(고수)에게 안내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야무지게 해냈다. 

“소현이 시나리오 내에서 영화적으로 부각된 캐릭터는 아니죠. ‘루시드 드림’ 사용설명서 같은 느낌이랄까. 설명적인 쓰임이 있다 보니까 접근하는 게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소현만의 감정신이 있긴 했는데 본편에선 편집됐어요. ‘루시드 드림’은 대호의 부성애가 중심인 영화인데 사족 같은 느낌이 컸거든요.”

‘올드보이’, ‘연애의 목적’, ‘웰컴 투 동막골’, ‘킬 미’ 등 그간 강혜정의 개성 강한 필모그래피를 떠올리면 이번 ‘루시드 드림’에서의 그는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다. 강혜정 역시 아쉬움이 없진 않다. “예전엔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던 시대였고, 지금은 그만큼 다양한 인물이 많지 않은 현실”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예전엔 매력적이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던 시대였죠. 그만큼 선택의 폭도 많았고요.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고요.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해낼까 고민해야 하는 시기 같아요. 야망이나 자존심만을 앞세워 가장 중요한 타이밍을 놓친다면 그것 만큼 미련한 일이 어딨을까요. 전 주인공이니, 분량이니 하는 것에 관심 없어요. 예전부터 그랬어요. 양보다 질이에요. 비중보다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강혜정 인생에서 ‘올드보이’를 빼놓을 수 없다. 근친상간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망설임 없는 연기로 돌파한 강혜정은 ‘올드보이’가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인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강혜정이 연기한 미도가 영화팬들에게 또 다시 언급된 바. 박찬욱 감독 역시 “김태리를 처음 봤을 때 강혜정만큼의 충격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가씨’ 정말 재밌게 봤죠. 감독님께서 태리 씨를 보고 제가 떠올랐다고 하셨던데, 영화 속 캐릭터적으로는 완전히 달라요. 태리 씨가 연기한 하녀 숙희가 능동적인 인물이라면 미도는 그렇진 않았거든요. 대신 ‘올드보이’의 상징적 인물이었죠.

강혜정은 배우로서 화양연화였던 ‘올드보이’ 시절에 대해 “명품을 입혀놔도 그게 명품인 줄 모르던 때”라고 회상했다. 주변을 들여다 볼 여유가 있었다고.

“제가 그때 어느 정도였냐면요, 루이비통올 입혀놔도 그게 루이비통인 걸 모르고 ‘이 옷 예쁘네’라고 했을 때예요. 대단한 감독, 명망 있는 스태프와 만든 영화임에도 피부로 느끼지 못했어요. 대신 제가 해야 할 것에 얽매어 있었죠. 지금은 주변 정서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죠. 고급스러운 말로 정서, 소위 ‘눈치’인 셈이죠.”

강혜정은 연기는 늘 삶이 팍팍할 때 생동감을 얻는다고 했다. 그 생동감의 원천은 아이러니하게 도 ‘이 다음은 괜찮겠지’라는 희망이란다.

“‘올드보이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앞으로 그만한 작품을 만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저는 나아가야 한다 생각해요. 어쩌면 스스로에게 내리는 희망 고문일 수도 있지만, 고문이 두려워 용기조차 내지 않는다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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