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지호 기자] 배우 정진영이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배우의 길을 걸어가는 이유를 밝혔다.
정진영은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키다리 스튜디오에서 TV리포트와 만나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아버지의 집밥’은 평생 가족이 차려준 밥을 먹어온 아버지가 처음으로 직접 밥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준익 감독이 처음으로 숏드라마 연출에 도전했으며, 정진영은 집안의 절대 권력자로 살아오다 난생처음 요리에 도전하게 된 아버지 하응을 연기했다.
오랜 시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해 온 정진영에게도 숏폼은 낯선 장르였다. 그는 “나도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 세상은 급속히 바뀌고 있다. ‘저게 될까?’ 하는데 익숙해지는 것 같다”며 “사실 OTT도 처음에는 ‘저런 게 되겠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유튜브도 ‘저게 뭐야?’ 했는데 이제 지배적인 장르가 됐다”고 말했다.
숏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진영은 “나는 아직도 사실 숏폼이 낯설고 ‘저런 게 되나?’ 했는데 이미 중국이나 미국에서는 어마어마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면서도 “내가 익숙하지 못하다고 해서 그것이 가치 없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렇다고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를 무작정 좇을 생각도 없었다. 그는 “다만 같이 공존했으면 좋겠다. 다양한 이야기가 공존하는 것이 좋듯 숏폼도, OTT도, TV 드라마도,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관람하는 기회도 다 같이 공존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나는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 그 트렌드를 다 따라갈 수는 없고 굳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지금 흐르는 흐름을 인정해야 하고, 다만 내가 가졌던 삶의 템포를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급변하는 시대에도 정진영이 자신의 속도를 지킬 수 있는 데에는 ‘배우’라는 직업의 독특함도 있었다. 그는 “나는 우스갯소리로 배우는 정말 이상한 직업이라고 한다”며 웃었다.
정진영은 그 첫 번째 이유로 ‘암기’를 꼽았다. 그는 “뭘 외워서 하는 직업은 배우밖에 없다. 법률가도 시험 볼 때만 외우고 나중에는 법전을 보지 않나. 배우는 늘 새로운 것을 외워야 한다”며 “희한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배우라는 직업의 또 다른 특별함을 ‘나이’에서 찾았다. 정진영은 “또 하나는 세대 경쟁을 안 한다. 노역 배역에는 늙은 배우가 필요한 것”이라며 “젊은 배우는 못하는 게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나이를 먹는 것이 경쟁에서 밀려나는 이유가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정진영은 “나는 고맙게도 배우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정말 관객과 이 사회에 감사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배우라는 직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익숙한 것만을 기준 삼아 변화하는 세상을 재단하지도 않았다. 정진영은 “‘왜 세상이 내 템포와 내 기호, 내 취향에 따라오지 않아’라고 욕하면 그건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속 달라지는 세상에 나는 내 시간과 내 템포를 갖고 함께 존재할 뿐”이라며 “나이 먹은 사람들이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그렇게 사는 게 나은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진영의 또 다른 도전이 된 세로형 시네마 ‘아버지의 집밥’은 오는 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이후 17일 오후 5시 1부, 24일 오후 5시 2부가 레진스낵을 통해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강지호 기자 / 사진= 레진스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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