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공지현 기자] ‘아빠는 꽃중년’의 안재욱이 생애 첫 심리 상담을 통해 “10여년 전 지주막하출혈 수술 당시 깨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내 맘대로 떠나갈 수도 없음을 느꼈다”고 털어놓놔 충격을 안겼지만, 여전히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줘 먹먹함을 안겼다.
18일 방송된 채널A ‘아빠는 꽃중년’ 13회에서는 54세 아빠 안재욱이 생애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현장이 그려졌다. “미국 영화에서 의사와 대화하듯 심리 상담을 하는 로망이 있었지만, 남들의 시선이 부담돼 그간 해보지 못했다”는 안재욱은 긴장된 표정으로 상담에 돌입했다. 전문의와 만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끙끙 앓으며 치열하게 살았고, 유년 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아온 생활이 평범하진 않았다. 내 아이들만은 아무 문제 없이 자랐으면 하는 강박이 심하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2013년 미국 여행 도중 지주막하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은 뒤 생긴 불안과 트라우마도 털어놨다.
안재욱은 “후유증을 입지 않고 정상적으로 돌아올 확률이 7%였기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놨었다. ‘혹시라도 수술이 잘못되면, 이번 기회에 잊고 싶은 기억은 싹 지워달라’고 의료진에게 요청했었다”라고 떠올렸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안재욱은 “막상 회복 후 깨어났을 땐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내 마음대로 떠나갈 수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시 찾은 삶에 감사한 마음이 없었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의는 “당시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준 자살 사고’ 상태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극도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아내 최현주를 만나 가정을 꾸린 뒤 마음의 상처를 이겨낼 수 있었다는 안재욱은 “내 가정만큼은 기존과는 완전히 달랐으면 하는 압박이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의는 “지금까지 너무 잘해 왔지만, 완벽함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붙이면 지칠 수 있다”고 ‘육아 번아웃’을 우려했다. 이어 “책임질 때와 손을 놓을 때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의무감을 내려놓으라”고 삶에 휴식과 변화를 줄 것을 조언했다
상담을 마친 안재욱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병원을 나섰다. 하지만 곧장 차를 몰아 아내를 시작으로 첫째 수현, 둘째 도현이를 연달아 픽업했다. 자유와 휴식을 미뤄놓은 채 여전히 가족부터 챙기는 안재욱의 모습에 ‘꽃대디’들은 “책임감 때문에 힘들지언정, (안재욱이) 식구들과 있을 때 표정이 가장 좋다”고 따뜻하게 위로했다. 아이들의 하교 픽업까지 마친 안재욱은 드디어 차 안에서 홀로 비틀즈의 ‘Hey Jude’를 들으며,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사진을 바라보는 안재욱의 애틋한 부성애에 시청자들도 함께 먹먹해하며 공감과 응원을 보냈다.
‘쉰둥이 아빠들’의 육아 고군분투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예능 프로그램인 채널A ‘아빠는 꽃중년’은 매주 목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공지현 기자 gjh@tvreport.co.kr /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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