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한아름 기자] SBS ‘TV 동물농장’에서 강아지를 입양하고, 22마리의 강아지를 쓰레기 집에 방치한 반려인의 사연이 공개돼 충격을 선사했다.
12일, SBS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고통받는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 기획 ‘반려인의 자격’을 방영했다.
중식당을 20년째 운영하는 사장님의 다급한 요청에 ‘동물농장’ 제작진이 출동했다. 사장님은 자신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사장님의 품 안에는 작은 스피츠가 있었다. 사장님은 집에서 기어 나오는 스피츠를 겨우 구조해 살려냈다고 고백했다.
곧 사장님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장님은 중식당에서 일하는 직원 박 씨에게 오래전 자신의 명의로 집을 얻어주었고 그동안 가족처럼 지내왔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 씨는 6년 전 스피츠 2마리를 입양했다. 사장님은 지난 2월 24일을 마지막으로 박 씨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걱정되는 마음에 집을 찾아온 것이라고 전했다.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박 씨의 집에는 엄청난 수의 스피츠가 있었다. 스피츠는 쓰레기로 예민해진 탓인지 강한 공격성을 보였고, 사장님은 스피츠로 인해 문을 열 수도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현장을 찾은 제작진이 밀대 도구를 이용해 집 안으로 진입했다. 내부에는 온몸에 물린 자국이 가득 난 채 곧 숨이 끊어질 듯 쓰러져 있는 스피츠부터 앙상하게 뼈를 드러낸 사체들까지 있는 처참한 상황이었다. 내부에 있는 스피츠는 22마리였다.
수의사와 동물단체 직원까지 동원돼 스피츠 구조에 나섰음에도 몇 마리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구조한 스치의 상태도 좋지는 않았다. 공격성을 보이던 스피츠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자 애교를 부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인의 허락 없이는 구조를 할 수 없지만, 학대가 의심되면 관할 지자체장이 학대 행위자로부터 동물을 격리해야 한다는 최근 개정된 ‘동물보호법’ 덕분에 스피츠를 전부 구조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박 씨를 동물학대로 신고한 후 그간의 사정을 듣기 위해 주변을 탐문했다. 탐문 결과, 박 씨는 6년 전 펫숍에서 스피츠 두 마리를 입양했고 매일 품에 스피츠를 안고 출퇴근할 정도로 아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새끼가 태어나자 주변에 입양을 시켰는데, 입양 받은 사람은 강아지가 건강하고 학대받은 흔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청주에서 박 씨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진은 관할 경찰서로 향했다. 박 씨를 만나 어렵게 사연을 듣게 됐다. 박 씨는 새끼가 태어나는 속도는 너무 빠르고, 입양을 시킬 수 있는 곳은 줄어들면서 한계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박 씨는 5개월 전 태어난 스피츠가 가장 먼저 입양했던 스피츠를 죽이면서 정이 떨어져 최소한의 돌봄도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살기 위해 녀석들을 버려둔 채 집을 나왔다고 덧붙이며, 방치가 죄가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박 씨는 스피츠에 대한 포기각서를 작성했고, 많은 사람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스피츠는 새 삶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집 주인은 박 씨의 집을 스피츠 보호소로 제공했고, 특수 청소 업체의 도움으로 쓰레기 집은 깨끗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웃 주민은 스피츠의 사료와 청소를 맡았다. 동물자유연대 측도 스피츠를 치료한 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고, 다른 보호소로 옮겨진 스피츠의 입양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동물농장’ 측은 때리고 굶기는 상해 행위도 학대지만, 무분별하게 입양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방치하는 것 역시 학대라는 것을 지적했다.
한편, SBS ‘TV 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방영된다.
한아름 기자 har@tvreport.co.kr / 사진= SBS ‘TV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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