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송가은 기자] 해외입양인들에게 공통으로 ‘검푸른’ 점 문신이 발견됐다.
1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몸에 ‘검푸른 점’을 가진 해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표식 속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루스 폰 덴 버르’와 ‘박윤희’라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여자가 있다. 그녀는 1969년 12월 한국에서 태어나 약 1년 6개월 뒤인 1971년 5월 유럽으로 떠나게 된 입양인이다. 양부모의 보살핌 속에 네덜란드인으로 성장한 루스 씨는 현지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는데, 남편이 그녀 팔에 있는 검푸른 점에 관해 물어보면서 의문이 시작됐다. 루스 씨는 특이하지만 그저 점일 거라고만 여겼는데, 어느 날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라 존스’의 사연을 알게 된다.
사라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팔에 새겨져 있던 십자가와 네 개의 점 문신이 궁금해 SNS에 사진을 올렸다. 이후 그녀는 42년 만에 기적적으로 한국의 가족을 찾게 된다. 문신은 그녀의 친아버지가 자녀들과 헤어지기 전, 나중에 다시 찾을 생각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새겨 넣은 것이었다. 루스 씨는 그때부터 팔에 남아있는 검푸른 점도 친부모가 남긴 문신은 아닐지 기대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검푸른 점은 사라 씨뿐만 아니라 해외입양인 11명에게서도 발견되었다.
“사라 존스의 영상이 동기 부여를 많이 해줬어요. 한국에 있는 누군가가 알아봐 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고요.”
– 네덜란드 입양인 ‘루스윤희’
피부과 의사는 루스 씨 팔에 있는 검푸른 점이 문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보였다. 양부모도 다른 누구도 그녀의 팔에 점 문신을 한 일이 없기에, 궁금증을 풀기 위해 루스 씨 부부는 SNS에 점 문신 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녀의 영상을 본 덴마크와 노르웨이, 미국 등의 해외입양인 20여 명이 자신들의 몸에도 비슷한 점이 있다며 연락한 것이다. 병원이나 타투이스트로부터 문신이 맞다고 확인받은 이들만 11명에 달한 상황이었다.
11명은 처음 발견된 지역이나 머물렀던 보육시설도 제각각이었다. 양부모에게 입양되기 전, 이들의 팔이나 어깨 등 상반신에는 공통으로 점 문신이 새겨졌다. 입양기관에는 입양과 관련한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았는데, 모두 어린 나이라는 것과 1970년대에 입양된 여자아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라 존스의 사례처럼 친부모가 나중에 그들을 찾기 위해 흔적을 남긴 것일지, 아니면 보육시설이나 입양기관에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표식을 새긴 것일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파헤친다.
루스 씨는 11년 전인 2013년, 늘 궁금했던 자기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의 입양기관을 처음 방문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서울 어딘가에서 버려져 입양 보내졌다고 알고 있던 그녀는, 입양기관으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바로 자신이 서울이 아닌 군산에서 버려졌고, 전주의 ‘비사벌 영아원’이란 곳에서 자라났다는 것이다. 더 자세한 기록을 찾기 위해 전주의 한 보육시설을 방문하자 돌아온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어느 여성분이 오셔서 저한테, ‘예전에 불이 났던 것 때문에 기록이 없어져 죄송하다’라고 했어요.”
– 네덜란드 입양인 ‘루스윤희’
그녀의 입양 관련 기록은 정말 과거 화재로 모두 소실된 것일지, 사라진 기록을 되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은 13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송가은 기자 sge@tvreport.co.kr /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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