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전하나 기자] 6년간 침묵 상태로 지내온 ‘억지 부부’가 치열한 공방 끝에 오해를 풀었다.
25일 오후 10시 10분에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에는 결혼생활 42년 내내 억지 부리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는 아내와 은퇴 후 대화만 시작하면 싸움으로 끝나 침묵 상태로 6년을 보냈다는 남편, ‘억지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억지소리’를 하는 남편 때문에 잦은 다툼이 일어난다”라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경기도 구리에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남편은 양평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TV만 시청하는 삶을 보내고 있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남편은 은퇴 후 본가에서 지내고 있으며 하루는 소맥을 마시는 것으로 시작돼 아내는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남편은 오히려 별거 생활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며 양평은 현실을 회피하기 위한 ‘대피소’이자 ‘안식처’라고 표현했다.
반대로 밝아 보이는 아내에게도 숨겨진 아픔이 있었다. 바로 남편의 ‘억지소리’ 때문에 3년 전 뇌경색이 재발한 것이다. 그럼에도 서로에게 잘잘못을 따지는 되돌이표 대화에 지친 아내는 사실 공방을 위해 블랙박스 영상까지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날 저녁, 아내는 반찬을 싸 들고 남편이 있는 양평 집을 찾았다. 아내는 남편에게 살갑게 말을 걸어보지만, 시종일관 묵묵부답인 남편에 아내는 “평상시에도 남편과의 대화가 없다”, “TV와 소통한 세월이 더 많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MC 소유진은 남편을 향해 “대답 좀 해주시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를 본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의 대화에 독특한 특징에 관해 이야기했다. 특히, 아내는 남편과 대화할 때 유난히 거친 말투를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남편 역시 이를 지적한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이 문제는 말미를 올리기만 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라고 조언했으며, 이에 MC 김응수와 문세윤은 “성격이 좋아 잘하실 것 같다”며 아내를 응원했다.
다음날 아내는 올케에게 자신이 남편의 말에 과도하게 화가 나는 이유로 남편의 누나와의 있었던 일을 언급했다. 당시 아내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남편의 누나에게 큰돈을 빌려줬지만, 30년이 지나도 갚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빌려 간 사실이 없다며 아내에게 화를 냈지만 남편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아 큰 억울함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외식을 나섰다. 아내는 “40년 동안 외식을 10번도 못 해본 세월이 서글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내는 결혼기념일은 물론, 생일도 챙겨본 적이 없었다. 이에 남편은 아내의 아픔을 공감하며 결혼 42년 만에 처음 아내를 향해 사과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에게 힐링 리포트를 전했다. 오은영은 “부부의 황혼 생활을 각자의 영역에서 보내기로 했다면 남편이 거주하는 양평 집은 남편의 영역으로 인정하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잔소리가 나오려 해도, 그 공간만큼은 남편의 의사를 존중하고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남편에게는 “분명 사과했지만, 아내의 억울한 마음이 뿌리 깊어 상처가 건드려질 때마다 불씨가 타오르기에, 이를 이해하고 들어줘라.”라고 전했다. 나아가 특히 황혼을 맞이한 사람은 무기력하게 지내는 것보다, “아내처럼 은퇴 이후 새로운 삶을 만족스럽게 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남편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전하나 기자 jhn@tvreport.co.kr / 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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