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꼬꼬무’ 최초 2부작 편성의 주인공은 정태수 한보 회장이다.
1969년 어느 날, 마흔일곱 살의 정태수는 종로 5가 뒷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여관을 찾았다. 그곳엔 당대 최고의 역술인이라 소문난 백운학 선생이 있다. 말단 공무원 정태수는 50세를 앞두고 자식 키울 걱정이 깊어진다. 그런 그에게 백운학 선생은 “당신, 공무원 때려 치고 사업 해!대한민국 첫째 둘째가는 부자가 될 걸세”라고 말한다. 정태수의 인생을 바꾼 말이었다.
백 선생은 사업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줬다. 그는 “당신은 토(土)의 기운을 타고났어.흙을 만지면 큰 부자가 될 거야”라면서 흙을 만지면 큰 부자가 된다고 말한다. 정태수는 고민 끝에 광산업과 건설업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52세 나이에 사표를 던진다. 그리고 백 선생의 예언은 사실이 된다. 정태수는 사업으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헐값에 사들인 광산에서 광맥이 터지고, 세우는 아파트마다 완판된다. 강남 대치동 땅에 세운 한 아파트는 그야말로 초대박이 난다. 바로 지금도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은마아파트다. 은마아파트로 단숨에 1,350억을 거머쥔 정태수는 10년 만에 대기업 총수가 된다. 바로 한보그룹의 회장 자리다.
52세에 사표를 던진 그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데는 역술이 있었다. 회사 위치부터 자택까지 모두 풍수지리를 따졌고, 사업에 있어 중대사가 닥칠 때마다 역술가와 상의했다. 그가 ‘역술 경영’을 한다는 소문이 떠돌 무렵, 불길한 예언이 찾아들게 된다. “정 회장, 당신 운은 60세를 전후해서 끊길 거야”라는. 예언의 주인공은 또 다른 역술인 부산 박도사. 그는 정 회장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어있다고 예언했다.
예언처럼 한보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IMF가 터지던 1997년 겨울은 모두에게 유독 추운 시기였다. 외환위기의 도화선에 정태수 회장과 한보가 있었다. 재계 순위 10위권 진입을 꿈꾸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던 정 회장은 충남 당진 앞바다를 메워 한보철강을 짓지만 이것이 몰락의 발화점이었다. 빚으로 지어올린 제철소는 한보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역술에 정관계 로비, ‘휠체어 투혼’까지, 대한민국 경제의 어두운 그늘에는 정회장이 있다. 정태수 회장의 실패와 몰락의 역사를 ‘꼬꼬무’가 조명한다.
한편 정태수 회장편 이야기 친구로는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 에이핑크 보미, 개그맨 김용명이 출연해 장성규, 장현성, 장도연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재벌회장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흙과 철의 사나이-정 회장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3월 30일 밤 10시 30분 시청자를 찾아간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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