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42년차 대 배우 최민식의 진솔한 이야기가 ‘유 퀴즈’를 통해 공개됐다.
14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최민식이 게스트로 출연해 42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최민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지난 1982년 연극 ‘우리 읍내’로 데뷔한 이래 ‘넘버3’ ‘해피엔드’ ‘쉬리’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명량’ 등 다수의 히트작들을 남기며 한국 영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출신의 최민식은 “한석규 김상중 등이 동기, 후배인데 대학시절 우린 미팅 한 번 못해봤다. 정말 미친 듯이 했다. 학교에서 자빠져 잘 때도 많았다. 내가 2학년 때 학교에서 공연을 했는데 한석규가 조명 작업을 해줬다”면서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부터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냥 학교 다니기가 싫었고 그럴 때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 극장이었다. 그 시절 의정부 중앙극장에선 하루 종일 자도 나가라는 소리를 안 했다. 그래서 잠을 자다가 눈을 뜨면 영화를 보고, 그러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이 좋은 영화들을 보게 됐고 자연히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영화인의 길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전했다.
데뷔 후 연기력과 관객 동원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로 승승장구 하던 중 제 5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올드 보이’로 국제적 명성까지 얻은 최민식은 “박찬욱 감독과 일본 만화책을 보고 ‘한 사람의 인생을 15년 동안 통제’하는 설정에 꽂혔다. 스토리가 굉장히 영화적 아닌가. 그때 박 감독이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했고, 한 달 후 각색한 대본을 보니 기가 막히더라”며 제작 비화를 전했다.
이어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작품을 한국에서? 누가 투자할까?’ 싶었다. 나부터가 스스로를 검열한 거다. 아니나 다를까 개봉 후 ‘막 나가는 한국영화’라는 비판이 나왔는데 박 감독이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럼 햄릿은? 오이디푸스는? 이건 복수의 피해자지, 오대수의 성적 취향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가자고 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민식은 또 “지금 생각해보면 꿈을 꾼 것 같기도 하다. 몸은 피곤했는데 서로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정말 미쳐 있었던 것 같다. 그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작품 결과물에 대해서도 포만감이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소감도 덧붙였다.
한편 ‘올드보이’ 이후 이병헌과 함께한 ‘악마를 보았다’에서도 소름 돋는 연쇄살인마 연기로 ‘연기 차력쇼’를 펼쳤던 최민식은 “극장에서 보다가 사람들이 뛰쳐나갈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을지를 그리려 했다”라고 했다.
촬영 후 후유증을 앓았다는 그는 “배우들이 그런 영향을 받는 게 작중 내 작업실에 피가 낭자하지 않았겠나. 가짜 피인 걸 뻔히 아는데도 구역질을 했다. 갑자기 피 비린내가 느껴진 거다. 그래서 구토 후 촬영을 했다”라고 부연하는 것으로 남다른 몰입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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