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오정세가 영화 ‘살인의 추억’ 오디션에 도전했으나 꽁트 연기로 탈락했다며 관련 사연을 소개했다.
11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선 오정세가 게스트로 출연해 26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오정세는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사로잡은 대세로 공개 예정인 작품만 10편 이상. 이날 오정세는 “이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다 알아보지 않나?”라는 질문에 “내가 사람을 잘 기억을 못하는 편인데 부산영화제에서 누군가 ‘형’하면서 달려온 거다. 누군지 기억이 안 났지만 안전하게 ‘그래, 어떻게 지내?’라고 했다. 팬이라고 하더라”고 답하는 것으로 큰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드라마 ‘악귀’로 기존의 유쾌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진중한 매력을 발산한 그는 “참 어려웠지만 내겐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보통 드라마에서 누군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 주인공이 가서 구해주기 마련인데 이 친구는 결국 구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미디어를 통해 안 좋은 사건사고를 접했을 때 멀리서 가슴 아파했는데 이 친구를 만나면서 그런 마음이 조금 더 나아갔다”라고 털어놨다.
‘악귀’ 이후 ‘반전 미남’이라는 평이 줄을 이은데 대해선 “풀리지 않는 숙제다. 스타일리스트와 카메라 앵글, 편집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정세는 데뷔 26년차 배우로 긴 활동 기간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본 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오디션이 뭔가?”라는 질문에 “‘살인의 추억’ 오디션을 봤다. 그땐 봉준호 감독님이 어떤 색깔의 영화를 찍는다는 걸 모르고 그저 신인배우를 구한다는 정보를 받아 오디션에 나섰다. ‘향숙이 예뻤다’로 알려진 광호 역이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자유연기를 한답시고 준비해간 김을 이에 붙이고 연기를 했다. 영화의 색이 어떤지도 모르고 꽁트 연기를 준비했던 거다. 후에 영화를 보고 정말 숨고 싶었다”라고 고백, 출연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한편 ‘거미집’ 김지운 감독은 오정세에 대해 ‘어떤 역을 맡아도 따뜻함과 사람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평했던 바. 지난 2019년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연기했던 오정세는 “외로움을 타는 친구면 좋겠다는 생각에 소품들을 준비했다”며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그는 “그 친구의 매력은 부족함과 어설픔이기에 일부러 옷에 태그를 달고 허세가 많은 부분을 살리고자 청와대에서 준 시계도 중고로 구입했다”라며 남다른 노력을 덧붙였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상태’를 연기했던 그는 이후 발달장애 팬과 놀이공원 데이트를 함께한데 대해 “내가 먼저 손을 내민 게 아니라 그 친구가 먼저 손을 내밀어준 만남이었다. 극중에서 상태가 힘들어하는 걸 보며 ‘괜찮다고 얘기해주고 싶어’라고 한 거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만나고 왔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어머니께 오정세로 노는 게 좋을지 상태로 좋을지 여쭤봤다. 그리고 그날 하루를 오롯이 상태로 함께 놀았다. 내게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라며 훈훈한 비화를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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