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작품에 대한 이야기라면 혹평도 감사하다. 배우로서 가장 경계하는 건 무관심이다”
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 2로 돌아왔다. ‘D.P.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D.P.2’ 공개 이후 일주일 만에 만난 정해인은 2년 전 ‘D.P.’ 시즌 1의 선풍적인 인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주연배우로서 자세를 고쳐 잡고 바로 앉았다. 그 어떠한 반응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정해인의 말에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하 배우 정해인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D.P.2’가 공개된 지 열흘이 지났는데 반응을 찾아봤나?
많은 분들이 시청해 주셨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만큼 더 감사한 일이 있을까. 그래서 반응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물론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지만, 감상은 시청자의 몫이다. 인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서 제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지금 상황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정해인의 퍼스널 컬러가 D.P.’라는 시청 반응이 있더라.
극중 안준호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그런 거 같다. 제가 봐도 융통성 없는 모습이 닮았다.(웃음) 촬영하면서 납득이 되지 않는 지점이 있으면 “이게 왜 이렇게 될까요?”라고 질문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 넘어가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가족들도 ‘D.P.’ 시리즈를 보면서 저와 안준호가 비슷하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준호처럼 물불 가리지 않는 정도의 성격은 아니다. 대중에게 보이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필요하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수트를 입는 것도 융통성, 소신의 일환인가? (정해인은 기자를 만나는 자리에 항상 수트를 챙겨 입는다.)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톤 앤 매너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 작품으로 인터뷰를 하는 시간이 캐주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귀한 자리인 만큼 그에 맞는 격식을 갖추고자 신경을 썼다.
시즌 1이 큰 인기를 얻은 데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부담감이 연기에 드러나는 상황만은 피하고자 했다. 저뿐만 아니라 한준희 감독님과 전 스태프, 동료 배우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다 같이 힘을 빼고 새롭게 시작하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주연 배우로서 시즌 1에서 군대 내의 수많은 부조리를 겪은 준호의 변화를 늘 생각했다. 시즌 1과 마찬가지로 무겁고 위험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단 생각이 컸다.
‘한호열’을 연기한 구교환 배우와의 재회가 반가웠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 교환이 형이 많이 보고 싶었다.하하. 오랜만에 만났을 때 너무 반가웠는데, 그 감정이 모니터에 그대로 드러나더라. 시즌 1이 공개됐을 때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준호와 호열은 한 명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극에서 호열과 헤어질 때 많이 아쉬웠다. 실제 군 생활할 때 저를 챙겨줬던 선임이 떠올랐다. 후임의 입장에서 먼저 떠나는 선임을 시원하게만 보내줄 수는 없을 거 같다. 헤어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떠나는 호열을 바라봤는데, 감독님께서 ‘쿨하게 헤어져야 한다’고 말하시더라. 실제 마음은 정반대였다.
시즌 1에 비해 격한 액션신이 많아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을 거 같다.
촬영 전 액션스쿨을 다녔다. 이번 시즌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연기가 액션으로 표현돼야 했다. 특히 시즌 2에서 14 대 1로 펼쳐지는 기차 액션신은 시즌 1에 이어 준호가 받는 스트레스와 책임감이 폭발하는 장면이었다.
준호의 감정 또한 시즌 1보다 무거운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한순간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던 때가 없다. 시즌 2를 시작할 때 지난 시즌에 느꼈던 감정을 전부 끌어왔다. 연기를 하면서 시즌 1에서 겪었던 일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압박과 부담이 느껴졌고, 무섭기도 했다.
‘D.P.2’ 각 에피소드에 출연한 조연들의 연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나?
배나라 배우의 캐릭터가 특히 예술이었던 거 같다. 함께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큰 자극을 받았다. 최근에 한 행사장에서 배나라 배우를 만나서 “너무 잘 봤다. 감명 깊었다”고 한 명의 시청자로서 소감을 전했다.
‘D.P.’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뭘까?
폐쇄된 공간에 대한 궁금증 아닐까. 군대라는 공간은 누구에게나 공개되지 않고, 모든 부분이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런 미지의 세계와 몰랐던 환경을 이야기해서 흥미로웠던 게 아닐까 싶다. 또 ‘D.P.’ 시리즈의 이야기는 군대뿐 아니라 어느 집단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3가 제작되면 또 출연하겠나?(웃음)
당연하다. 배우는 부름이 있고 쓰임이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선택됐을 때 할 수 있는 역량을 전부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한준희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온다면 당장 달려가겠다.(웃음)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현장은 늘 화목하고 따뜻했다. 서로 의지하면서 버텼다. 시즌 1이 끝났을 때 시즌 2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시즌 3도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벌써 그렇게 됐다. 10주년 팬미팅을 하면서 체감했다. 모든 시간을 통틀어 팬들을 만나는 시간이 가장 의미 있었다.
다시 로맨스를 보고 싶다는 팬들이 있다.
팬미팅에서도 나왔던 이야기다. 저도 군복을 벗고 싶다.(웃음) 로맨스 장르와 멀어진지 약 4년이 됐다. 팬들께 죄송하다. 곧 로맨스물로 인사드릴 수 있길 바란다.
끝으로 ‘D.P.’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배우로서 변곡점이 된 작품이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연기를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을 거다. 제가 갈증을 느낄 때 만난 작품이 ‘D.P.’다. (연기에 대한 갈증으로)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D.P.’ 출연을 결정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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