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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택→5번택” 자존심 스크래치 난 박용택, 첫 타석부터 ‘안타’ (‘최강야구’)

양원모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양원모 기자] 박용택이 무력시위에 나섰다.

23일 밤 JTBC ‘최강야구’에서는 최강 몬스터즈와 올 시즌 대학리그 왕중왕전 우승팀 동아대의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몬스터즈는 덕수고전에 이어 필승 루틴을 이어가기 위해 정성훈에게 임시 주장 자리를 맡겼다. 로커룸에 온 전(前) 캡틴 박용택은 자신이 아닌 정성훈 유니폼에 ‘캡틴’을 뜻하는 C가 있는 걸 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박용택이 캡틴 자리와 이별을 예감한 듯 “2년 반 동안 부족한 캡틴이었는데”라고 운을 떼자, 주변에서는 “아, 형. 왜 그래요”라며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새 캡틴 정성훈은 “그래, 주장 함부로 바꾸는 거 아냐. 왜 그럼 감독도 바꾸지”라고 툴툴거려 폭소케 했다.

로커룸을 찾은 장시원 단장은 박용택을 한 번 흘겨보고는 “무슨 일이 있나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성훈은 유니폼에 새겨진 알파벳 C를 만지작거리며 “옆에 숫자 8 좀 넣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정성훈의 고급 유머에 선수들은 웃음 터뜨렸다.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간 몬스터즈. 정성훈은 평소와 달리 가벼운 베팅 컨디션으로 타구를 뻥뻥 날렸고, 박용택은 뒤에서 말없이 이를 지켜봤다. 제작진이 “오늘 좀 상당히 활활 타오르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자 “티가 나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 이광길 코치를 불러 라인업 종이를 건네며 “가져가라”고 했다.종이에는 수비 위치만 적혀 있었다. 이 코치는 이택근 코치와 머리를 쥐어짜 겨우겨우 타순을 써내려갔다. 이 코치는 김 감독을 찾아 조심스럽게 라인업지를 내밀었고, 김 감독은 손짓으로 오케이 사인을 했다.

라인업 발표를 위해 로커룸을 찾은 이 코치는 순서대로 라인업을 불렀다. ‘붙박이 3번’ 박용택은 예상을 깨고 5번 지명 타자에 배치됐다. 박용택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 정근우는 “여기는 주장이 3번 타자네”라며 박용택 속을 긁어 웃음을 자아냈다.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고, 박용택은 1-0으로 앞선 1회 말 2사 3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섰다. 안타 하나면 한 점을 더 달아날 수 있는 상황.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선 박용택은 공 몇 개를 지켜본 뒤 기다렸던 공이 날아오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중앙쪽으로 향하며 적시타가 됐고, 박용택은 머리에 뿔을 세워보이는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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