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유튜버가 아닌 ‘짐승’이었다.
22일 밤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아내 폭행, 미성년자 성폭행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20만 구독자 유튜버 박모씨의 만행이 소개됐다.
10여년 전 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여행 BJ로 방송을 시작한 박씨. 그러나 플랫폼으로 옮기면서 점점 방송 수위를 높여갔고, 어느새 욕설·성희롱은 물론 폭행까지 서슴지 않는 ‘막장 방송’의 대부가 돼 있었다.
한 구독자는 박씨에 대해 “남 비난하고, 시청자 욕하고 누구 하나 타깃으로 놓고 그 사람을 완전히 자살하게까지 만든다”며 진저리를 쳤다. 실제 박씨 방송에 출연했던 모 인플루언서는 그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고.
박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아내 폭행’과 미성년자 팬과의 동거. 지난 13일 모텔에서 박씨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는 아내 김은영(가명)씨는 “싸우다가 때리고 나서 신고를 못 하게 내 휴대전화를 빼았았다. 그러더니 ‘차에 타면 휴대전화를 주겠다’고 말했다”며 “‘안 타겠다’고 하고 신고했더니 (박씨가) 도망갔다”고 말했다.
아내 지인인 이미영(가명)씨는 “그 일이 벌어진 날이 언니(아내) 생일이었다. (박씨가) ‘이번엔 내가 생일을 챙겨주고 싶다’며 매달렸다고 한다”며 “언니가 부모님 집에 가 있었는데, 박씨가 계속 집에 찾아와 협박했다고 한다. (박씨) 비위를 좀 맞추겠다고 나갔다가 폭행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홈캠을 통해 아내 김씨를 통제 및 감시하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박씨. 그에게 아내는 소유물에 불과했다. 이씨는 “박씨가 아내에게 ‘나는 20만 크리에이터라 언제든 어떤 여자를 만날 수 있다’는 말로 으스댔다”고 전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방송에서 동거 사실을 밝혔던 20대 여성이 사실은 13살인 걸로 밝혀지면서 지난 6월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로 기소된 박씨는 지난 19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박씨는 재판 선고 전날까지 방송을 켜고 자신의 상황을 생중계했다고 한다.
한 SNS 업계 관계자는 “후원으로 벌어들인 게 징역 가기 전까지만 해도 최소 1억 이상 현금으로만 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징역 가는 것도 콘텐츠인 거다. (감옥에) 들어가지 직전까지”라며 비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이상한 행동을 할수록 수익이 창출되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행동을 계속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걸 (SNS 관리업체가)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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