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남금주 기자] 독재자 남편과 집안의 모든 걸 돌보는 아내가 등장했다.
1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오은영, 소유진, 김응수, 박지민, 문세윤이 왕을 자처하는 남편을 보고 놀랐다.
이날 6남매를 키우는 ‘왕궁 부부(왕 남편, 궁녀 아내)’가 등장했다. 아내는 ‘결혼지옥’에 신청한 이유에 대해 “독재자”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출연을 고사했던 남편은 “나도 누명을 벗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서 출연했다”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이 강압적인 모습을 바꾸고,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봐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왕궁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남편의 직업은 환경미화원으로,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아내도 23살 아들, 18살 아들, 17살 딸, 13살 아들, 9살 아들, 8살 막내딸까지 6남매를 돌보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엄마와 있을 땐 화기애애한 자녀들. 하지만 아빠가 오는 소리가 들리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남편은 오자마자 정리를 안 한다며 잔소리를 시작했고, 아이들은 하나둘씩 사라졌다. 인터뷰에서 아내는 “아이들에게 남편은 무서운 사람이다. 막내딸은 아빠가 밥을 먹으면 (방에서) 안 나왔다. 강압적이고, 지시하는 말투”라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이 왕 대접만 받으려고 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남편은 “우리는 조선시대 남자와 현대판 여자다”라며 “이 집의 왕은 나다. 백성들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참 그게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남편은 막내딸에게 “발 마사지 해줄 거야?”라고 물었지만, 막내딸은 “평생 안 한다”고 답했다. 외벌이로 힘든 남편을 위해 발 마사지를 해준 아내. 이는 대물림 돼서 아이들이 하게 됐다고. 아내는 “옆에 시녀들이 부채질하는 느낌”이라며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남편은 “남자가 집에 들어오면 당연히 왕 대접받고 싶고. 지금까지 편하게 누린 건 인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아내는 “내가 거의 복종하며 살았잖아. 고마워하지도 않잖아”라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남편은 “복종은 무슨. 내가 널 하녀 부리듯 부렸냐”라고 반박했다.
인터뷰에서 아내는 “부부싸움을 안 해야 애들이 잘 큰다고 해서 남편한테 맞추고 살았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했는데”라고 후회했다. 남편은 “매일같이 제 친구들이 찾아와도 음식도 잘해줬던 아내가 갑자기 이러니 ‘쟤 왜 저러나’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아내는 거의 매일 남편의 발 마사지를 해줬지만, 고맙단 말을 들어본 적 없다고. 아내는 “남편이 잠든 것 같아서 슬쩍 가려고 하면 ‘나 아직 잠 안 들었다’고 한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남편이 자녀들에게 받는 마사지에 대해 말하자 결국 오은영 박사는 “너무 자기중심적인 거 아니냐. 아이들이 원하는 스킨십이 있을 거다. 아이들은 어리니까 ‘아빠는 우리한테 해달라고만 해, 부려 먹어’라고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세윤은 “스스로 왕이라고 하는 남편은 처음”이라면서 아내에게 어디까지 맞춰줬냐고 물었다. 아내는 “남편이 요구해서 손톱, 발톱 깎아줬다. 예전엔 남편 친구들이 일주일에 3번 정도 왔다. 새벽 2시에도 술상을 준비했다. 남편이 먼저 자러 들어가면 남편 친구 얘기도 들어주고, 라면 끓여달라고 하면 끓여줬다”고 말해 경악케 했다. 소유진은 “아내분이 정말 대단한데요?”라고 놀랐다. 문세윤은 “아내분이 왕 같다. 마음이 너그러운 성군 같다”라고 했고, 오은영도 “대인배”라고 공감했다.
아내는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간호하고, 중간에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알바를 하는 이유는 남편이 생활비 카드를 끊은 적이 있기 때문. 집에 돌아와선 지적 장애가 있는 첫째 아들을 혼자서 돌보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을 했다. 빨래는 하루에 3~4번 돌리고, 4~5시간 주방에 있는다고. 아내는 그렇게 혼자서 동분서주했다. 소유진은 제작진의 말을 빌려 “아내분이 빨래 갤 때 처음 앉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MBC ‘결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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