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끝까지 반성은 없었다.
31일 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년간 20명을 살해한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유영철의 교도소 생활 일부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는 유영철과 7년간 매주 4시간씩 면담을 진행했던 이윤휘 전 교도관이 출연했다.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이 (수감 이후) 시뻘게진 눈으로 나를 찾았다. 요즘 자기가 잠을 잘 못 이룬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니 피해자들이 밤마다 귀신으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이) ‘독거실 내 화장실 쪽 그 위에서 천장 그 밑에서 자꾸 환상이 보인다. 3명에서 4명 정도가 귀신으로 자꾸 나타난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들어서 하루 일과가 피곤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들은 패널들은 분노했다. 최덕문은 “방을 옮긴다고 안 나타겠느냐. 인과응보”라고 혀를 찼다. 장현성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도 정작 피해자들이 보이는 건 두려웠던 것 같다”며 “잠이 아니라 피해자, 유족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유영철은 검거 직후부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경찰서 포토라인에 설 때는 ‘아빠’라는 글씨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기도 했다. 씨엔블루 민혁은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라며 황당해했다.
유영철에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 가족들의 일상은 무너졌다. 구기동 살인 사건으로 세 가족을 잃은 유족 고씨는 “유영철이 잡힌 뒤 다리에서 투신하려고 했는데, 내겐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며 유영철을 용서하기로 했다.
신앙인인 고씨는 유영철에게 영치금도 넣어주고, 면회도 왔다고. 그러나 이윤희 교도관에 따르면 유영철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면회를 안 나갔다는 것.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고씨에게 자신의 범죄 과정을 설명하려는 의도를 보이더라. 그때 ‘아, 사이코패스가 맞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아직 찾지 못한 시신이 있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어디다 묻었는데’ 물었더니,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묻었다고 하더라. 현장 검증 때 거기까지 갔는데 (시신) 3구 정도를 (경찰이) 못 찾았다고 한다. 그 시신이 귀신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영철은 언제든 사형 집행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찾지 못한 시신이 있다면 4명이든, 10명이든 좀 더 (유영철이) 검찰 조사에 좀 더 협조해서 그분들의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유품이라도 전해지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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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안타깝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