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정해인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대세 인기를 누리고도 뜨거운 관심에 비례하는 악플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9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정해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11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최근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2’로 첫 악역에 도전한 정해인은 “엄청난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그냥 부담스러워만 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으니까 받아들이고 해쳐나가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6개월 가까이 촬영을 했는데 나르시시스트에 소시오패스 성향이 있는 인물이라 사람 만나는 걸 자제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도 나를 낯설어하셨다”라며 남다른 노력도 전했다.
‘베테랑2’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데 대해선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고 안 떨려고 애썼으나 그러지 못했다.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손이 덜덜 떨려서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며 웃었다.
지난 2013년 AOA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정해인은 “난 고등학생 때까지 연예인의 꿈을 꾼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연기를 늦게 시작하는 거라 대학교에서 기본기를 배우고 군 복무까지 마친 뒤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오디션에선 떨어지니 막연하기만 했다”면서 데뷔 비화를 전했다.
아울러 “지금도 기억나는 게 한 오디션에서 내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아쉬웠던 거다. 그래서 오디션이 종료된 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리고 떨어졌다. 그때 깨달은 게 앞으로 연기를 할 때 후회 없이, 철저히 준비를 하고 하자는 것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데뷔 후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을 지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큰 사랑을 받은 정해인은 “당시 내 나이가 31살이었는데 운이 정말 좋았다. 캐스팅이 된 것부터가 기적이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대세 인기를 누리고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주목을 받다 보니 과부하가 왔다. 불면증도 심하고 마냥 행복하지 않았다. 경험이 없었기에 단단해지고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아가 “사실 31살이면 어린 나이 아닌가. 그땐 악플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 어쨌거나 나는 카메라 앞에 계속 서야 하고 대중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게 무섭고 두려웠다. ‘나는 뭘 하는 사람인가’ ‘나는 왜 살아가나’란 생각에 집 밖에 안 나가고 은둔형으로 살았다. 사람 만나는 게 무섭고 공황장애 같은 것이 왔다”라고 고백했다.
정해인은 또 “그 당시엔 악플을 다 읽었다. 지금은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나를 싫어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이유가 어떻든 싫다는데 어떻게 하겠나.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엔 나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단단해진 내면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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