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남금주 기자] 배우 오현경, 김성은이 70대 노모의 진심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14일 방송된 MBN 추석 특집 파일럿 예능 ‘내 부모님을 고발합니다! 내부고발’에는 배우 오현경, 김성은, 김영란,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출연한 가운데, 70대 노모의 외출이 두렵다는 40대 아들의 고발 사연이 등장했다.
이날 첫 번째 사연은 쓰레기 속에 파묻힌 노부모의 일상. 김영란은 “말만 들었는데도 아들이 짠해진다”라고 했고, 김성은은 “저게 다 주워 오신 건가?”라며 놀랐다. 먼저 사연자의 어머니를 만났다는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진료실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례보다 상당히 충격적인 케이스였다”라고 예고했다.
이어 노부모의 집과 일상이 공개됐다. 대문엔 빨래가 걸려 있고, 마당엔 물건이 가득 차 있었다. 아들은 “남의 옷을 주워 와서 걸어놓는다. 그러니 창피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잡동사니들이 창문까지 막고 있는 걸 본 김성은은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 물건이 많아서”라고 했다.
아들은 “쓰레기로 가득 차서 주방이 없다. 화장실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라고 밝혔다. 아버지의 방도 겨우 누울 공간만 확보되어 있었다. 어머니의 방은 더 심했다. 주워 온 옷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에게 “네가 무슨 떼돈을 번다고 다 버리려고 하냐. 내 방엔 손도 대지 마”라고 경고했다.
어머니는 길거리 쓰레기에 집착했다. 아들은 “주워 오는 거 그 자리에서 패대기도 쳐보고, 심한 욕도 해봤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영상을 보던 이광민은 “저건 이해하기 어렵죠”라고 했고, 김성은은 “한두 번이 아닐 것 같고, 아드님이 지쳤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어머니의 문제 행동은 또 있었다. 어머니가 진 빚 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생긴 것. 아들이 어머니 빚 갚아준 것만 여러 차례라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빚을 떠넘기고도 당당했다. 아들은 “저만 보면 돈 얘기밖에 안 한다. 이 집 날아가니까 돈 열심히 갚으라고”라고 밝혔다.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경찰서였다. 어머니는 분리수거용 비닐 봉투를 가져가서 신고를 당하고, 마트에서 물건을 훔쳤다. 어머니의 문제 행동에 충격을 받은 출연진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오현경은 “입을 떼기가 조심스럽다. 선생님께서 왜 역대급이라 했는지 알겠다”라고 했고, 김영란은 “버는 족족 어머니 빚 갚아야지, 사고 친 거 수습해야지. 그렇다고 부모를 안 보고 살면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냐”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성은은 “쓰레기 모으는 사람들을 저장강박증이 있다고 하지 않냐”라며 어머니가 저장강박증인지 물었다. 이광민은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가지고 온다. 전형적인 저장강박증과는 다른 면이 있다”라고 밝혔다.
대면의 방에 나온 아들은 “제가 1톤을 갖다 버린다고 하면 3톤을 채운다”라고 밝혔다. 2년 전 대청소를 했지만, 2년 만에 다시 쓰레기로 가득 찼다고. 김성은은 “한집에 살아도 가족끼리 식사를 챙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냐. 아드님은 따로 사는데 식사를 챙기신다”라며 어머니를 챙기는 아들의 모습을 짚었다.
아직 결혼을 못 했다는 아들은 “20대 후반에 결혼 허락받으려고 집에 갔는데, 어머니가 빚 5천만 원을 혼수 대신 갚으라고 하셨다. 그 말이 진심인 것 같아서 제가 ‘우리 어머니가 정상이 아닌 것 같으니 그만하자’고 했다. 저런 시어머니 두는 건 불행한 거잖아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는 베트남전쟁 참전 후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파킨슨병까지 앓아 가족의 보살핌이 필요한 상황. 그런 아버지에게 집의 환경은 너무나 위험했다. 어머니는 TV에 나오는 여행 프로그램을 보며 노트에 여행지를 적고 있었다. 어머니는 과거 옷 장사로 집까지 장만했지만, 옷을 대량 주문하고 대금을 갚지 못했다. 3억에 달하는 대출을 받고 폐업 절차를 밟게 됐다고.
어머니는 “아들이 물려줄 게 없어서 빚만 물려주냐고 하더라. 내가 흥청망청 놀다가 이렇게 된 게 아니지 않냐”라며 “세상 구경 한번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생겼으니 안타깝다. 고생한 보람이 없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영란은 “나라도 억울할 것 같다. 나 혼자 잘 살겠다고 그렇게 일한 게 아니지 않냐”라고 어머니의 마음을 한 발짝 더 이해했다.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사인은 어머니의 노트였다. 이에 대해 이광민은 “어머니의 회한이 느껴졌다”라며 “어머니에겐 집의 가치가 엄청 크다. 근데 어느 순간 집이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경매를 막기 위해 아들은 빚을 갚아야 하고. 어머니는 내 인생이 부정당하는 느낌인 거다. 막상 내 걸 챙기지 못했단 서러움 때문에 하나라도 뭔가를 더 챙기려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후 어머니의 MRI 검사 결과 치매란 진단이 나와 스튜디오를 충격에 빠뜨렸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고백했고, 오현경과 김성은은 눈물을 흘렸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MBN ‘내부고발’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