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25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2010년 미국에서 벌어진 실제 살인 사건을 극화한 에피소드가 방영됐다.
2010년 26살의 늦깎이 대학생 샘 허는 같은 수업을 듣던 23살의 줄리 키부이시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바로 자신의 과외 선생님이 돼 달라는 것. 사실 샘은 20대 초반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가 스트레스(PSTD)로 제대한 뒤 뒤늦게 대학교에 입학한 만학도였다.
샘의 부탁을 수락한 줄리는 성심성의껏 샘을 도왔고, 샘의 성적이 수직 상승하면서 두 사람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얼마 뒤 샘의 집에서 줄리가 성폭행 뒤 사망한 채 발견되고, 경찰은 줄리의 휴대전화에서 샘이 사건 당일 1시간 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우리 집으로 와 달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군인 출신인 샘은 총기 사용에 능숙할 뿐만 아니라, 고교 시절 살인 사건에 휘말린 전력까지 있는 상황. 경찰은 샘이 줄리를 성폭행하고 도주한 것으로 판단, 샘을 전국에 지명 수배한 뒤 신병 확보에 나섰다.
그러다 샘의 집에서 약 30㎞ 떨어진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에서 샘의 신용카드로 피자가 주문된 사실을 확인하고 피자가 배달된 주소로 출동했다. 그러나 집 안에는 웨슬리 프릴리치라는 10대 소년 한 명뿐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샘과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한 웨슬리. 그러나 웨슬리는 샘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는 게 은행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되는 등 사건과 연관성이 의심되는 상황.
경찰은 웨슬리에게 샘의 신용카드, 통장을 입수한 경위를 추궁했는데 카드와 통장을 준 사람은 놀랍게도 샘의 아랫집에 사는 무명 뮤지컬 배우 대니얼이었다.
알고 보니 대니얼은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 금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는데, 샘이 군 생활 중 6만여 달러를 모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샘을 범인으로 몰고 가기 위해 샘의 절친이었던 줄리를 성폭행 및 살해한 것. 경찰은 수색을 통해 대니얼의 뮤지컬 공연장 인근과 공원에서 훼손된 샘의 시신도 찾아냈다.
문제는 범행 증거가 웨슬리의 증언, 다시 말해 심증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운 좋게 자백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바로 대니얼이 “줄리 머리에서 두 개의 총탄 자국을 봤다”고 증언한 것이었다. 이는 수사팀 외에 아무도 모르는, 즉 범인만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대니얼은 이후 부모님 집에 숨겨준 증거품 가방이 발견되며 유죄가 인정, 2016년 1급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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