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500만달러를 걸고 쫓고 있는 북한 IT 기술자의 실체가 공개됐다.
28일 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FBI가 수배하고 있는 ‘현상금 500만달러의 사나이들’ 한지호, 심현섭, 궉기성의 실체를 FBI 정보 분석관 출신 헌터 리와 낱낱이 파헤쳤다.
방송에 따르면 세 사람은 북한 김정은의 든든한 돈줄로, 이들이 북한에 넘긴 범죄 수익만 1조원에 달한다고. 이 가운데 한지호는 공범 3명과 함께 60명이 넘는 미국인의 신분을 도용, 현지 IT 기업들에 위장 취업해 불법 수익을 창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에 따르면 한지호는 2020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3년간 미국 회사 300개에 채용돼 소프트웨어(SW) 개발 등의 대가로 680만달러(약 94억원)를 챙겼다고.
북한 국가과학원연구소 출신 탈북자 장혁은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북한 IT 기술자들이) 동시에 3개 회사 업무를 처리한다고 한다”며 “모든 IT 기술자가 영어가 되는 건 아니라서 오디션(면접)만 보는 애들이 있고, 업무를 하는 애들이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지호가 위장 취업한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한데 경제 매체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부터 미국 5대 방송국,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고. 탈북민 출신인 이성주 조지메이스대 방문연구원은 “(IT뿐만 아니라) 북한이 잘하는 게 애니메이션이다. 오더를 주면 시간 딱 맞추고 A/S까지 확실하게 해준다”며 “기업 입장에선 너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헌터 리는 북한 IT 기술자들이 미국 애니메이션의 일러스트,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가 꼬리가 밟힌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중국어, 한국어 설명이 담긴 애니메이션 수정 오더 파일이 북한 IP의 클라우드에서 발견했다”며 “중국 브로커가 (미국 회사에서) 일을 따와서 북한 IT 기술자에게 일을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자는 테크니컬 스킬만 있으면 된다. 대화와 면접은 가명이 있으니까, 가명은 가명 역할만 하면 된다”며 “일종의 단계가 있는 셈”이라고 했다.
역사 스토리텔러 썬킴은 “2022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가상 자산 스타트업 직원이 FBI에 의해 북한 공작원으로 밝혀진 일이 있었다”며 “나중에 오너가 직원을 해고한 뒤 ‘일은 참 잘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더라”라고 외화벌이에 동원된 북한 기술자들의 준수한 업무 능력을 전했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북한에 대한 남한 사회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남과 북의 화합을 모색하는 소통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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